김 명 인
들끓는 웃음소리가 넘치고도 높아
이끌려 들 때와 빗겨날 때
그 잠깐 동안에 교대되는 어떤 심사
똑딱선이 바다의 전모가 아니듯
표박에 든 배 심해에도 뜬다
어시장 좌판을 사이에 두고 왁자한 흥정
광어는 넙치의 별명이라 그것 말고 우럭 한 마리에
조피볼락을 덤으로 얹으려는 흥정이
사투리보다 가파르다, 죽은 물고기도 아니고
활어를 자꾸만 끼워 넣으려는 이 행락이
나는 조금 더 두근거려주었으면 바라지만
한 생이 항구 밖으로 끌려 나가는지
무적이 고삐 끌린 황소울음으로 운다
누구도 주인이 아닐 때 안팎에서 떠도는
풍문으로 숨구멍이나 틔우듯
재래식 수다 말고 더 섞을 것이 없는 무료!
삼천포 어시장 좌판에서 시인은 왁자한 흥정과 시끌벅적한 풍경 속에서 사람 사는 얘기의 한 면을 재미난 시어로 전해주고 있다. 광어 우럭 조피볼락이 꼼지락거리고 사투리가 즐비한 어판장에서 뜨겁게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어울려 재래식 수다에 끼여드는 시인의 모습이 환하게 보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