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 문 재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나의 한쪽 눈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자금주를 소개시켜줄 나의 한쪽 눈을
맡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한쪽 눈을 배수진으로 치고
다른 한쪽 눈을 내놓을 방법을 찾으려고
화분에 물을 준다
광장에 나간다
전태일의 일기를 읽는다
세상 살다보면 이리 저리 나를 퍼 줘버리는 때가 있다. 그래도 절대로 건드리지 못하는 내 정체성, 실존적 자존을 지켜나가겠다는 시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시이다. 화분에 물을 주기도 하고 광장에 나가기도 하면서 진정한 자신을 키우고 격려하며 언젠가 자신을 위해 아니면 세상을 위해 한 번은 몸 내놓아야할 때를 기다리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