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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개인별 평가 제도 바뀌어야

등록일 2014-02-12 01:20 게재일 2014-02-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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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찬 김천대 교수·임상병리학과

`여성 IQ, 100년만에 남성 앞질렀다(2012.07.27)`, `IQ 높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행복해(2012.09.27)`, `세계 최고 IQ 198 천재는 그리스인 의사… 한국인 이한경씨 7위(2012.10.25)`, `KBS 정지원 아나운서, IQ 156 멘사 회원…. 상위1%(2013.02.05)`

위의 내용들은 모두 IQ와 관련된 언론 보도 헤드라인이다.

IQ는 Intelligence Quotient의 약자이다. 1905년 프랑스의 심리학자 알프레드 비네(Alfred Binet)가 정상아와 지진아를 판별할 목적으로 고안한 것이 그 시초이며, 이후 `스탠퍼드-비네` 검사로 발전돼 일반인의 지능을 평가하는 IQ검사의 원형이 되었다. 예를들어 8세 아이가 6세 아이들과 비슷한 문제 해결을 보인다면, 8세를 신체연령, 6세를 정신연령이라고 부르고 여기에 100을 곱해 하나의 숫자로 지능을 표현하게 되는데 이것이 비율 IQ(6/8 x 100 = 75)이다. 그래서 지능지수가 100이면 보통에 해당한다는 이해가 여기서 출발한 것이다. 이후 정보가 축적되고 통계학이 발전하면서 각 개인(예, 6세 여성 아이)의 지능 검사 점수를 그 개인이 속하는 집단(예, 모든 6세 아이들)의 평균 점수로 나누고 100을 곱하는 `편차 IQ`가 현재 여러 종류의 지능 검사들에서 사용된다.

의생명과학에는 IQ라는 개념이 없다. IQ를 결정하는 특별한 유전자도 물론 없다. IQ는 과학적 개념이 아니다. 교육학, 심리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사회학적 개념이다. 하지만, 수학적 개념과 통계를 그 분석의 주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IQ는 마치 과학의 탈을 쓴 이데올로기가 된다. 그래서 인간의 능력을 평가하는 지수로 IQ를 언급할 때는 매우 주의해야한다.

최근에는 IQ 이외에 EQ(Emotional Quotient=감성지수), SQ (Social Quotient=사회지수), MQ(Moral Quotient=도덕지수), CQ(Creative Quotient=창조력 지수), GQ(Global Quotient=세계화 지수)와 같은 다양한 6Q들이 개발되었다. 하지만, 다양하고 무한한 인간의 능력을 어찌 6Q에 한정지을 수 있겠는가? 언뜻 떠올려 보아도, 토론지수, 운동지수, 유머지수, 외국어지수, 요리지수, 분석지수, 순발력지수, 통찰력지수, 정리력지수, 속독지수, 자기PR지수, 컴퓨터 게임능력지수, 메모능력지수 등등 최소한 한 인간을 평가하는 데 20~30개 이상의 지수가 필요하지 않을까? 아니, 20~30개도 부족하다.

우리나라 교육부는 지식 습득 능력만을 평가하는 천편일률(千篇一律)적 평가 제도를 전면 대폭 수정해 학생들을 다중적,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혁신적인 분석 지수들을 하루속히 개발해야 한다. 그리하여 현재 수능과 내신 성적만으로 지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일괄식 시스템에서 벗어나 다양한 개인별 지수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여기서 나온 분석값을 바탕으로 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최적의 대학교과 학과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학교 성적 이외의 다양한 개인별 지수를 입학생 선발 기준으로 대폭 개편한 대학들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장학금 지원과 재정 지원을 추진해 이러한 시스템이 확대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의 대입시험격인 바칼로레아 시험 경우, 의료인으로서 요구되는 사회 희생정신과 이타주의적 철학 지수가 부족한 학생은 아무리 수학, 과학, 외국어를 잘 해도 의과대학에 진학할 수가 없다고 한다. 시험 회수도 한정되어 있기에 몇 차례 시험에 떨어지면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의과대학 응시조차 할 수 없다. 적성과 철학은 고액 과외를 한다고 해서 쉽게 바꿀 수 없는 개인의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지수를 기준으로 진학한 대학에서 그 전공분야에 필요한 지식과 전문성을 더욱 함양하고, 졸업 후의 진로 선택 또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적합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신개념 `진학-취업 프로세스`로 바뀔 때, 우리 대한민국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건강한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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