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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초록이 자라는 만큼 아이들도 무럭무럭 크지요”

박동혁기자
등록일 2014-01-27 02:01 게재일 2014-01-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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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행 ② 구룡포 아동복지위원회
▲ 황보관현 구룡포 아동복지위원회 위원장이 구룡포 아동들에게 희망을 주는 송아지 희망이에게 여물을 먹이고 있다.

“희망이와 초록이가 무럭무럭 자라 새끼를 낳은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일꾼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송아지를 사육해 마련한 돈으로 지역의 아동들을 후원하고 있는 단체가 있어 화제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어촌마을의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있는 구룡포 아동복지위원회가 바로 그 주인공.

구룡포지역은 주민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하는 지역 특성상 각종 사고, 가정불화 등으로 결손가정, 조손가정 등의 비율이 높아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기에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구룡포 동부초등학교의 경우 1980년대 한때 학생수가 3천여명에 이를 정도의 대규모 학교였으나 점차 지역을 떠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2010년 폐교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척박한 환경에 놓여있는 아동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지역민들이 고민하기 시작했고, `마을 아동 모두를 잘 키우는 것이 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라는 뜻을 가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단체를 만들게 됐다.

이렇게 구룡포 아동복지위원회는 지난 2008년 7월 `우리 마을의 아이는 우리가 지킨다`는 사명으로 창립됐다.

아동복지위원회는 이후 지역의 전문복지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구룡포지역의 아동과 그 가족들이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고 함께 성장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초기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5년여가 지난 현재는 40여명의 위원들이 활동위원, 후원위원, 당연직위원으로 나뉘어 각 분야에서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 및 가족을 발굴해 현재까지 4천800여만원에 후원금 및 후원물품을 지원했고 마을 내 식당, 목욕탕, 미용실 등 생활에 기초적으로 필요한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했다.

또한 유소년축구클럽, 드림오케스트라 등을 운영해 문화체험 기회가 부족한 지역의 아동들을 위한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의 밑거름이 된 것이 지난 2012년부터 키우기 시작한 송아지 희망이와 초록이였다.

희망이와 초록이는 축산업을 하는 위원회 소속 김기만 위원이 운영하는 개인축사에서 지역민들의 관심 속에서 무럭무럭 자랐다.

어느덧 두 송아지는 어미소로 성장해 지난해 10월 20일 송아지를 각각 1마리씩 낳았다.

송아지는 축사에서 키워진 후 상품으로 판매돼 아동들의 후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황보관현 구룡포 아동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송아지들이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니 뿌듯한 마음이 든다”며 “아픈 곳없이 잘 커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더욱 많은 송아지가 태어나 구룡포지역 아동을 지원하는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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