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발견안돼… 경찰, 시신부검등 정밀 감식키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잠겨있던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해 아파트 내부로 진입했으나 아버지 박모(71)씨와 아들(42)은 이미 거실에 나란히 누운 채 숨을 거둔 후였다.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화재가 상당시간 지속된 이후 벌어지는 현상인 훈소(불꽃 없이 연기만 발생하는 연소)가 진행 중이었고, 불과 3~4분만에 불이 완전히 꺼졌다.
이번 화재로 아파트 내부 33㎡에 반소 및 그을림 현상이 발생했고, 소방서 추산 1천32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의 발화점이 부자가 발견된 거실이 아닌 작은방인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작은 방에서 담배꽁초 수십 개가 발견된 점을 비춰 아버지 혹은 아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담배를 피우고 뒷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 중이다.
반면 동반자살 가능성에 대해서는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현장에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아들이 현장에서 발견될 당시 구조요청을 시도한 듯 한 손에 수화기를 붙잡은 상태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관계자는 “소방서와 함께 1차 현장감식을 진행했지만, 전기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것만 확인했을 뿐 정확한 화재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며 “사망원인에 대해서도 자·타살, 실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6일 오전 부자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벌이는 한편, 소방당국, 국과수 등과 합동정밀감식을 펼칠 예정이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