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 먹는 즐거움, 먹는 두려움
삼킴곤란 뇌졸중 환자, 무증상 흡인 증상 많아
구강 감각 자극·식사자세 훈련 등으로 치료
맛있는 음식을 입으로 먹는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큰 즐거움 중의 하나다. 흔히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면 `먹을 복 있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즐거움이 두려움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연하곤란(삼킴곤란)`을 가진 이에게 그렇다.
`연하(嚥下)`란 태아때부터 관찰되는 매우 근본적인 활동으로 입에서부터 식도를 거쳐 음식을 삼키는 일련의 과정을 일컫는 의학용어이다. 이러한 연하과정에 관여하는 근육, 골격 및 기타 연부조직 등의 이상으로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기가 어려운 경우를 `연하곤란(삼킴곤란)`이라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날 수도 있지만, 안면마비, 두경부암, 상부신경원병 등의 여러 질환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연하곤란은 뇌졸중 환자에서 약 70% 정도로 흔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연하곤란은 음식물을 잘 씹지 못하고 삼킨 후에도 입안에 음식물이 남아 있거나 자주 입 밖으로 흘리고 코로 음식물이 넘어오는 경우가 있거나 식사 중 사래가 걸려 자주 기침을 하고 목에 달라 붙어 있는 느낌이 있거나 식사중이나 이후에 목소리가 물 끓는 소리로 변한다면 의심을 해 봐야 한다.
특히 식사 중 사래가 자주 걸리거나 목소리가 변한다는 것은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흡인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음식물이 기도로 흡입돼 폐에서 부패한다면 폐렴이 생기게 되고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도 가능하다. 따라서 즐거워야 할 먹는 과정이 두려움으로 바뀌게 된다.
가을이 짧아지고 겨울이 성큼 다가온 요즘 뇌졸중의 발생이 많아져 연하곤란질환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에게 연하곤란이 의심되는 환자에 대한 진료의뢰가 많아지고 있다. 연하곤란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과 달리 뇌졸중으로 인한 연한곤란의 특징은 `무증상 흡인`이다. 대체로 기도로 음식물이 들어가게 되면 사래가 걸려 기침을 자주 해서 음식물이 기도에서 나오도록 하는데 연하곤란이 있는 뇌졸중 환자에서는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도 사래를 하지 않는 무증상 흡인의 경우가 약 40% 정도 된다.
따라서, 뇌졸중 환자에게서 삼키는 과정의 문제가 있는지 조기에 진단해 적절하게 치료하지 못하면 음식물이 기도로 흡입, 부패하며 발생하는 흡인성 폐렴이나 탈수 등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식사에 대한 두려움이나 식욕부진이 있게 된다면 열량 및 단백질섭취가 부족해 근육쇠약과 영양결핍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전신적 피로, 우울증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연하곤란으로 인한 흡인성 폐렴 등이 의심되는 경우, 입으로 식사하기보다는 코에서 위로 튜브(비위관)를 넣거나 배에서 위까지 구멍을 뚫고 튜브(위루관)를 넣어 식이를 섭취하는 장관식이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장관식이는 뇌졸중 환자의 심리를 위축시켜 기능적으로 호전될 가능성을 적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뇌졸중의 발생시 연하곤란이 동반돼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식사할 때, 사래가 잘 걸리는지, 목소리가 변하는지 하는 증상과 더불어 식사할 때 자세 여부 등 현재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을 살피고 삼킴기능과 관련된 구조물 즉 입술, 혀, 입천장, 후두부의 근력정도와 움직임을 관찰을 통해 뇌졸중 환자에게서 연하곤란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연하곤란이 있는지 의심되는 경우,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튜브를 통해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하는지 연하곤란의 정도 및 치료의 방향을 잡기 위해 표준화한 정밀검사인 `비디오투시하 연하곤란(삼킴곤란)검사`나 `내시경적 연하곤란사검사` 등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먹는 것이 두렵게 되는 연하곤란은 어떻게 치료할까?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연하곤란을 확인하고 치료를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부족 및 연하곤란의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지부족으로 인해 많은 뇌졸중 환자들이 비위관이나 위루관 등으로 영양섭취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수년동안 연하곤란 치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치료기법의 발전 및 전문인력의 확충으로 인해 조기에 진단을 하고 치료를 한다면 입으로 식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연하곤란의 치료는 뇌졸중 환자에게서 삼키는 과정 중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나타나는지 정확하게 진단하는데서 시작한다. 정확한 진단 하에서 구강감각자극법, 후두부위 근육의 강화 등의 연하재활치료와 전기자극치료 및 식사자세에 대해 훈련을 하게 되고, 필요시 식도상부괄약근풍선확장술 및 보톡스주사법 등으로 추가적인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최근 많아지고 있는 뇌졸중 환자에게서 연하곤란을 가지고 있는지 조기에 바르게 판단하고 적절하게 치료를 한다면 `먹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