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살 먹은 민주당 비례대표 초선의원인 장하나 의원이 지난 8일 현역 국회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 파문이 일고 있다.
장 의원은 지난 18대 대통령선거를 부정선거라고 규정하면서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내년 6·4 지방선거 때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를 것을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메일 형식의 개인 성명을 통해 부정선거의 근거로 국정원이 지난 대선 때 2천270개 트위터 계정으로 2천200만건의 댓글을 조직적으로 게시한 점,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의혹, 국가보훈처의 안보교육을 명분으로 한 불법선거개입 등을 꼽았다. 또 “박 대통령의 말대로 본인이 직접 도움을 요청한 적은 없을지 몰라도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의 도움으로 당선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총체적 부정선거이자 불공정 선거로 당선된 박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즉각적인 사퇴를 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반응은 두말할 것 없이 비판일색이다. 9일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민주당 장하나 의원을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와 함께 민주당에 출당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역시 장하나 의원의 돌출적인 `대선불복`성명에는 곤혹스런 표정을 보였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대여공세의 주된 소재로 활용하면서도 여권의 대선불복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공을 들이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그리 쉽지않다. 어느 쪽에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판단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몇 해전 태국승려들이 연루된 성스캔들 사건이 터졌을 때의 일이다. 불교수행승들은 규율상 금욕생활을 엄격히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 때 수행으로 유명한 한 승려가 이렇게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다. “여러분에게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이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 해 전 저는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저는 다른 남자의 아내인 한 여인의 애정어린 두 팔에 안겨서…. 우리는 서로 껴안고, 어루만지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말을 마친 뒤 고개를 떨군 승려의 고백에 사람들은 깊은 충격을 받았다. 청중들 상당수는 저마다 한숨을 내쉬었고, 일부는 손으로는 벌어진 입을 가리고 짧게 외마디 소리를 질러댔다. “오, 그럴 리가 없어요!”세속사람들조차도 다른 남자의 아내와 놀아나지 않는다. 그것은 간통이다. 그러자 그 승려는 고개를 들고 미소지으며 이렇게 설명했다. “그 여인은 다름 아닌 나의 어머니입니다. 내가 갓난아기일 때의 일입니다”청중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며 안도했다. 왁자지껄한 웃음소리 위로 그는 마이크에 대고 이렇게 외쳤다. “그건 진실입니다. 어머니는 다른 남자, 즉 나의 아버지의 아내입니다. 우리는 껴안고, 어루만지고, 키스를 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청중들이 눈물을 훔치며 웃음을 멈추었을 때 그는 청중들에게 모두가 자신을 잘못 판단할 뻔 했음을 지적했다. 비록 그의 입에서 직접 들었고, 또 그 의미가 더없이 분명해보였을 지라도 그들은 금방 잘못된 결론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말했다. “얼마나 자주 우리는 증거가 너무도 확실하다는 이유만으로 결론에 뛰어듭니까? 그리고 불행히도 그것이 잘못 내린 결론인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가 듣고, 보는 것만으로 어떤 사실을 절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절대적으로 옳거나 그른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이것이 진실이고, 나머지 것들은 진실이 아니야”라고 주장하는 것. 이런 것들은 결코 지혜가 아니다. 하물며 늘상 옳고 그름을 다투는 정치권의 논쟁에 대한 판단이 그리 쉬울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