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60년대에는 시골의 길가 나무그늘 밑에서 젊은이 몇 사람과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광경을 가끔 볼 수 있었다. 그들 사이에는 나이 차이는 물론, 부담도 없어 보였다. 그냥 친구와 같이 따스하고 자상한 분위기여서 사랑이 넘치는 할아버지로 느꼈다.
또 정치의 흐름이 막혀버렸을 때, 국가의 원로들이 해결방향을 지시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이때 우리는 원로어른들이 제시한 의견을 따라 감으로서, 흑암에서 길을 찾게 된 적도 있었다. 이런 설득을 잘하는 노인들의 능력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것들은 인생을 살면서 겪었던 풍부한 경험이 덕(德)이 되어, 주위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경우이다. 아름다운 삶을 살아온 노인들은 지혜를 갖으며, 사물을 신중하게 통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덕스러움은 노력 없이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의 덕분이다. 노력이 크면 클수록 영향은 더 널리 미치며, 이는 그 사회에 많은 축복이 된다. 이런 덕이 있는 노인들은 몇 가지 특성이 있다.
그들은 우선 온순하고 부드럽다. 마음이 넓고 여유롭다. 덕이 있는 노인은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향기를 주위에 뿌리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그는 자기 안에 있는 생각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상대에게 내면의 따뜻한 온기를 전함으로서, 사람들은 그와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
덕이 있는 노인은 누구와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 새로운 사랑이 마음속에서 샘물이 되어 졸졸 흘러내린다. 그는 남을 비난하거나 판단하는 것을 싫어한다.
만일 노인이 불만이 있거나 무언가에 당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못한다. 노인이 감사할 줄 모른다면 그것은 닿아오는 즐거움을 배척하는 것이다. 감사를 모른다면 그 노인에게는 희망이 없어지고, 기쁨이라는 선물을 거부하게 된다. 사람들은 냉정하고 자비심이 없거나, 엄하고 깐깐하게 고집이 센 노인을 대면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람들은 그와 가까이하기를 주저하고, 그가 주위에 있다면 거리를 두려고 한다.
또 불행하게도 노인은 쉽게 이기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그런 노인은 자신만을 생각해 버린다. 그는 자신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행복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덕이 있는 노인은 어떤 사실이나 생각에 묶여버리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며 비난성 발언을 하지 않는다. 삶에서 여유를 부릴 줄 알고 스스로 일하며, 마음속은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
그는 윤리나 도덕을 강조하지 않고 자기의 생각을 부드럽게 전개시킨다. 자기의 이야기만 강조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말은 불편하더라도 인내를 가지고 들어 준다. 자기순서를 끈기 있게 기다린다. 그는 다른 사람의 결점과 잘못을 잘 참아 나간다.
인내란 가슴에 뭔가 부담을 가지고 있음에도 오래 참으며 공격에서 한 걸음 물러섬을 의미한다. 인내는 큰 고통을 주기에 극복하기가 매우 힘들다. 그러나 극복하는 과정은 그를 수양시키고, 마지막에는 희망의 꽃을 피어나게 한다. 이것은 힘들게 견디어 내는 정신을 말한다.
덕이 있는 노인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두고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가지고 좀 더 먼 거리에서 관용하며 내다본다. 그는 노력하여 무관심이나 경멸, 채념 등 잡다한 생각을 억눌러나간다. 시간의 지배를 받지 않고 조급함에서 벗어난다. 그는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의 중심을 무겁고 깊은 곳에 둔다. 덕이 많은 노인이란 이런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