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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의회에 거는 기대

권기웅 기자
등록일 2013-12-04 02:01 게재일 2013-12-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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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웅 제2사회부 기자

지방자치제도가 출범한후 집행부와 의회는 며느리와 시어머니 역할 즉 `화합과 상생, 견제`라는 명제 앞에 갈등이 끝없이 이어져왔다. 약자는 대체로 의회였다. 단체장의 고유권한이 워낙 막강한데다 지방의회에 갓 입성한 초선 의원들의 개인적 역량과 기대치가 그만큼 충족시키지 못한 탓도 있다.

최근 안동시의회와 집행부의 혈세낭비 공방을 지켜보면 풀뿌리민주주의의 꽃인 지방의회의 본래 기능이 모처럼 살아나고 있다.

먼저 초선인 한 여성 시의원이 그 불씨를 당겼다. 지난달 26일 해당 의원은 시 체육관광과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가 수억 원의 혈세를 낭비하는 사례 등 각종 문제점을 제기했다.

“각종 관리대장은 머릿속에 모두 있습니다. 의원님이 문화를 너무 몰라서….” 당시 혈세낭비 현장에서 축조위 관계자로부터 해당 의원이 이 같은 수모(?)를 겪자 안동시의회는 즉각 발끈했다.

결국 지난달 29일 안동시의회 총무위원회 전원이 해당부서를 재차 방문해 다양한 혈세낭비 정황을 꼬집고 추가 자료를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예산안 심의를 예고했다.

더구나 시의회는 추가로 시 5개과로 계획된 예산안 심의를 3개과로 줄이는 등 전방위로 압박이 시작되면서 사실상 축조위는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다.

이번 안동시의회 감사는 모처럼 `칼날감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십 년이 지나오면서 의회 감사기능이 축조위의 깊숙한 내면을 한번도 들여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자 시 안팎에서 추가적인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일부 의혹 가운데 세계탈문화예술연맹(IMACO)을 비롯해 매년 탈춤축제에 사용되는 예산이 당초 22억 원이 아닌 40억 원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해를 거듭 할수록 축제 및 행사성 경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안동시 곳곳에 산재한 각종 사업 자체가 행여나 발목이 잡힐까 염려스럽다. 시의회가 뚜렷한 명분 없이 사사건건 반대만 늘어놓고 제대로 시정을 펼치지 못한다면 그 역시 적잖은 불행이다.

진작 칼을 빼들었어야 할 안동시의회의 이번 감사가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만은 아닌지, 집행부 길들이기를 위한 `엄포용`인지, 그 행보의 진정성을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pressk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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