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유명한 유머다. 술 좋아하고 도박 좋아하고 여자까지 좋아하는 한 사람이 갑자기 죽었다. 막상 죽고 나니 허랑방탕했던 자신의 지난날의 삶 때문에 한편 걱정이 됐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자신은 지옥에 갈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었다.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 도착하니 정말 베드로 사도가 문 앞에 딱 버티고 서서는 “당신, 천국에 가겠습니까? 지옥에 가겠습니까?”라고 묻는 것이었다. “아이구나, 이렇게 고마울 데가? 어떻게 이런 걸 나에게 물어본다는 말이요? 그러면 베드로 사도 양반, 인심 쓰시는 김에 한 번 더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먼저 천국과 지옥을 구경 좀 하게 해주세요. 그런 뒤에 내가 천국에 갈 지, 지옥에 갈 지 결정하겠습니다” 그러자 베드로 사도는 흔쾌히 “그럽시다!”라며 그를 천국으로 안내했다. 천국에 가보니, 눈부시게 빛나는 흰 옷을 입은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수천 수만의 천사들과 함께 모여 하나님을 소리 높여 찬양하고 영광을 돌리고 있었다. 그가 뒤에서 한참 동안 앉아서 천국 상황을 구경을 하고 있으니 그의 입장에는 천국이 정말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졌다. 그는 천국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천국 구경을 마친 그는 이번에 지옥으로 가 보았다. 지옥에는 엄청난 크기의 카지노와 술집에 섹시한 옷을 입은 여자들이 음란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지옥이 그의 맘에 쏙 들었다. 이런 곳이 지옥이라면 그는 두 번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
베드로 사도 앞에 헐레벌떡 뛰어 가서 자신이 결정한 바를 말했다. “저는 아무래도 지옥 체질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지옥으로 가겠습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그랬더니 베드로 사도는 “정말입니까? 후회 안 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큰 소리로 “절대 후회 안 합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지옥으로 갔다. 그런데 이번에 그가 도착한 지옥은 좀 전에 와 보았던 지옥의 모습과 달리 술집도 카지노도 섹시한 여자도 없었다. 오히려 흑암의 탄광 깊숙이 있는 뜨거운 용광로 속에서 들어가라고 하는 것이다. 그는 베드로 사도에게 원망의 소리로 따졌다. “이거, 뭔가 잘못된 것 아닙니까? 좀 전에 왔던 지옥은 여기가 아니던데요. 술집에, 카지노에, 예쁜 아가씨들까지…” 그러자 베드로 사도가 대답을 했다. “아, 그때에는 관광비자로 온 것이고, 이번에는 영주권으로 온 것입니다!”
갑자기 웬 천국과 지옥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최근 박근혜 정부가 천국과 같은 복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옥의 어둠의 세계와 같은 지하경제를 반드시 양성화해 복지 재원 마련을 하겠다며 야심찬 발표를 했다. 지하경제란 국세청에 정확하게 보고되지 않는 숨은 경제를 말한다. 정부의 발표처럼 지하경제 양성화에 순조롭게 성공 한다면 세금을 더 거둘 수 있고 복지 재원 마련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그런데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는 이렇게 좋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왜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던 것일까? 경제문제가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며, 복잡다단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지하경제는 비과세, 탈세와 절세를 모두 포함한다. 매춘, 마약 거래 등은 불법적인 활동으로 세금과는 무관하다. 또한 합법적인 경제활동임에도 세무서에 포착되지 않는 탈세 행위가 있고, 합법적인 경제활동이면서 세무서와는 무관한 경제 활동도 있다. 이들 지하경제를 모두 양성화할 수도 없고, 모두가 세금을 거둘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조세부담이 높아진다고 느끼게 되면 국민들도 절세나 탈세에 나선다. 오히려 지하경제가 더 성장한다. 뒷통수만 맞는 대북정책이 아닌, 조세정책이야말로 반드시 햇볕정책이 필요한 분야이다.
즉, 국민들이 체감하기에 부담이 적은 저율의 넓고 다양한 세원을 찾아 개발해야 한다. 시장 경제가 발달하고, 계약이 자유로우며 법치가 안정된 투명한 사회에서는 지하경제가 스스로 줄어든다. 규제할 것이 아니라 양지 바른 햇볕의 따스함을 국민들에게 자꾸 느끼게 할 때 천국과 같은 복지 사회는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