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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철강산업대전의 아쉬움

등록일 2013-11-22 02:01 게재일 2013-11-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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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득 편집부국장

포항은 누가 뭐라 해도 한국을 대표하는 철강도시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이른바 국내 3대 철강회사인`빅3`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포항철강공단 1~4단지에는 300여개의 철강업체들이 입주해 있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제품은 국내 생산의 약 30~40%를 차지한다. 포항을 통하지 않고서는 감히 철(鐵)을 논할 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지난 15, 16일 이틀동안 철강도시 포항에서 아주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포항에서는 처음 열린 박람회 성격의`2013 포항철강산업대전`이 바로 그 행사다. 본사가 주최한 이번 철강박람회에는 빅3사 뿐만 아니라 세아제강, OCI, 포스코켐텍, 조선내화, 제일테크노스, 현대종합금속, 융진 등 30여개 업체가 참여해 각사의 제품을 내놓고 시민들에게 홍보했다. 이 행사를 통해 포항시민들은 철강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했다. 그동안 궁금했던 철강공단업체들의 생산제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는 체험을 한 것이다.

이곳을 찾은 상당수의 시민들은 포항철강공단에 이렇게 많은 철강업체들이 있고 이처럼 다양한 철강제품들을 생산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날 행사장을 둘러 본 한 시민은 “포항에 산 지 25년이 넘었지만 이런 행사는 처음 구경해본다”면서“철강공단에는 단순히 철강제품만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전시된 각양각색의 철강제품을 보고나니 감회가 무척 새로웠다”고 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했으나 역부족을 느낀다. 처음 접해보는 업체들은 난색을 표하며 참여하기를 꺼려했다.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마지못해 참여한 업체도 여러 곳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이번 행사를 통해 미흡하고 부족했던 부분은 보완하고 더 알찬 준비를 해야겠다는 숙제를 던졌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를 돋보이게 한 것은 포항철강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들에게 상을 준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지만 묵묵히 생산 현장이나 연구소 등에서 회사와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한 그들을 찾아 격려하고 보답해준 것에 대해 작은 자부심도 느낀다. 상금액이 많고 적음을 떠나 그들의 희생이 오늘날 포항경제를 지탱해 오게 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대상을 수상한 권용덕(37) 연구원은 LG전자 DAC연구소에 근무하다 고향의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어 동국제강 중앙기술연구소에 입사했다고 한다. 시상식 때 꽃다발을 들고 찾은 아들 형욱(5)군과 아내, 부모님들의 축하를 받은 그는 “지금까지 일상 중에 가장 행복하고 보람찬 일이었다”며 “앞으로도 기술연구개발에 더욱 정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19년8개월 동안 오로지 회사제품의 품질향상에 노력해 온 김영학(45) TCC동양 생산본부장, 20년 가까이 한우물만 파 온 김달삼(49) 시노펙스 전무이사, 14년째 노조위원장을 하고 있는 황인석(53) 조선내화 노조위원장 등 그들의 헌신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또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한금 류호창 대표와 씨알-텍 노선희 대표, 류호문 전 건설부 산업입지국장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오늘날 포항철강공단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한편으론 진작에 왜 이런 행사를 마련하지 못했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짧은 준비기간, 눈 코 뜰새없이 바쁘게 준비해 준 업체 관계자들에게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기업의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 수 없지만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기꺼이 참여해 준 업체 관계자들에게 뒤늦게나마 고마움을 전한다. 당신들이 포항경제를 책임지는 진정한 일꾼들이요,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제 머지않아 포항철강공단의 철강경기도 살아 날 것이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는 법. 지금이 그 내리막이고 밑바닥이라 생각하자. 자, 이제 오르막을 향해 힘을 내자. 그리고 파이팅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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