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꼭 잡아주시는 어르신들 보며 부모님 생각에 코끝이 시큰
훈련소에서 어머니께서 우시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꾹 참은 채 입대한 날이 어제만 같은데 벌써 의경으로서 마지막 계급인 수경을 달았습니다.
울릉경비대와 독도를 오가면 이번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세 번째 독도는 이전까지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군 생활의 마지막, 저 자신의 태도나 심경이 많이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모든 상황에서 급한 마음과 초조함이 사라지고 여유를 가지며 생활할 수 있게 된 것이 이 곳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유를 갖고 생활하게 된 독도는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산과 바다, 좋은 경치를 좋아하시는 어머니, 아버지께 꼭 보여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서 두 분이 손을 꼭 잡고 올 수 있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의 독도생활 중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관광객을 맞는 마음입니다. 어르신들이 독도에 많이 오시는데 오실 때마다 손을 꼭 잡아주시며 내 자식 같다며 눈물을 보이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 어머니, 아버지가 생각나 가슴뭉클하고 코가 시큰거립니다.
우리 모든 대원들이 저와 똑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그분들의 응원을 들으면 독도경비대로서의 자랑스러움과 책임감을 망각할 수 없습니다.
문득 처음 육군훈련소에 면회 오셨을 때 부모님께 독도경비대에 지원했다고 뜬금없이 말씀드렸던 때가 생각납니다. 저에 대한 걱정도 많이 됐지만 네가 진정으로 가고 싶다면 가라고 응원해주시던 말씀이 큰 힘이 됐습니다. 남은 군 생활을 멋지게 하고, 그 어느곳에서도 얻을 수 없는 소중하고 값진 시간과 경험을 얻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제가 자랑스럽습니다. 얼른 전역해 글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멋진 경험과 운치를 밤새도록 얘기해 드리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