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남·울릉 재선거 스케치
투표소마다 이른 아침부터 50~60대 장년층과 노인들이 투표소에 나와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고 출근전 일찍 투표를 하려는 직장인들도 상당수 보였다.
그러나 재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닌데다 대선과 총선에 비해 유권자 관심이 낮아 투표를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선관위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투표독려 홍보를 벌였으나 점심시간이 지나고서도 투표율이 오르지 않자 각 후보 선거캠프는 예상보다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며 각기 유불리를 따져보는 등 긴장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투표율이 저조한 가운데서도 소중한 주권을 행사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상도중 투표소에서는 문학보(81·대도동) 할아버지가 다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와중에도 권리행사를 위해 아침 일찍 투표장을 찾았다.
문 할아버지는 보호자의 부축을 받으며 “몸은 불편하더라도 투표로 내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왔다”면서 투표를 완료했다.
이동초 투표장에서는 심장질환으로 근처 병원에 입원해 있는 강미숙(59·여)씨가 환자복을 입은 채로 남편과 함께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강씨는 “투표를 해야 정치에 대해 이야기할 권리가 있다고 본다”며 “포항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고 몸도 빨리 건강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후 8시 투표가 완료된 뒤 포항실내체육관과 울릉학생체육관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됐다. 포항실내체육관은 개표사무원 189명과 투표지 분류기 7대, 울릉학생체육관에 개표사무원 37명과 분류기 1대가 마련됐다.
포항실내체육관에는 가장 가까운 해도와 송도동 투표함이 가장 먼저 도착했고 투표함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개표가 진행됐다. 개표가 시작된 뒤 개표종사원의 개표분류기 조작 실수로 이미 분류가 끝난 500여장의 투표용지를 다시 분류하느라 개표가 5분여 지연되기도 했다.
개표 참관을 위해 나온 각 후보진영 운동원들은 개표 초반 박명재 후보와 허대만 후보간 표차가 8대 2 정도로 크게 나오자 서로 상반된 표정을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울릉군에는 제1투표소인 울릉초등학교 회의실 등 7개 투표소에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울릉읍 제1투표소는 울릉초등학교 등교로 애초 급식소에서 회의실로 바꿔 투표가 진행됐고 이날 오후 3시께 오분순(80·울릉읍도동리)씨가 환자복 입고 투표를 했다. 오씨는 허리를 다쳐 울릉군 보건의료원에 입원 중 아들과 손자의 부축을 받아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울릉도 본섬에서 배로 이동해야 하는 부속도서인 독도 주민들은 울릉군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독도 현지에서 부재자 거소투표를 했지만, 죽도 주민은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
/김두한·박동혁·전준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