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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힘으로 되살아난 고운사 사찰림···산불·산사태에 강한 숲으로 거듭나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6-05-25 14:22 게재일 2026-05-2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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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환경단체 연대체, 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식생 1년차 보고서 발표
지난해 3월 31일 산불 직후의 고운사(사진 위)와 올해 5월 17일 산불 1년 후의 고운사 모습(사진 아래). /안동환경운동연합 제공

지난해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고운사 사찰림이 1년 만에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안동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산불 직후 97%가 피해를 입었던 숲은 자연복원 과정을 거치며 활엽수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해, 산불뿐 아니라 산사태에도 강한 숲으로 변모하고 있다.

안동환경운동연합,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불교환경연대,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 등 5개 환경단체 연대체와 강원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22일 ‘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결과 보고서(식생편)’을 발표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산불 피해지의 76.6%에서 활발한 자연복원이 진행 중이며, 특히 활엽수림이었던 구간은 98%가 높은 회복을 보인 반면 침엽수림은 40% 수준에 머물러 숲의 원래 성격이 회복 속도와 방향을 좌우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숲의 회복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인공위성으로 측정한 식생 지수(NDVI)는 산불 직후 0.14에서 올해 5월 기준 0.516으로 상승해 평년치의 약 70% 수준에 도달했다. 또한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림은 58.51%에서 0.58%로 줄어들었고, 그 자리를 굴참나무와 신갈나무 같은 활엽수가 채우며 산불 저항성이 크게 강화됐다.

토양 안정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산불 직후 토양 침식 위험 구간은 51.1%였으나 현재는 10.8%로 줄어들며 약 4.7배 감소했다. 반대로 안전 구간은 7.9%에서 60.6%로 확대돼 극단적 호우에도 견딜 수 있는 숲으로 변모했다.

연구를 이끈 이규송 강원대학교 교수는 “자연복원 가능성이 확인된 지역이라면 인위적 개입보다 자연의 회복력에 맡기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1년의 데이터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린피스 캠페이너 최태영 씨 역시 “고운사 사찰림의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자연복원이야말로 비용을 줄이면서도 효과적인 복원 방법이며, UN 생물다양성 협약이 강조하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실현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연대체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세 가지 정책 제언도 내놓았다. 먼저 △보호지역 산림 관리에서 보전 원칙을 최우선으로 둘 것 △산불 피해지 복구는 인공조림 대신 자연복원 가능성 진단에서 시작할 것 △산주·시민·학계·정부가 함께하는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할 것 등이다.

한편, 연대체는 오는 8월에는 식생뿐 아니라 동물·곤충·음향까지 통합한 종합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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