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시리즈는 페넌트레이스 챔프인 삼성라이온즈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넥센과 LG를 차례로 이기고 올라온 두산이 8년 만에 다시 자웅을 겨루게 됐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대구구장에서 1,2차전을 치른 뒤 잠실구장에서 3,4,5차전을 치른 후 다시 대구구장에서 6,7차전을 치르게 된다.
지난 2011, 2012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면서 전무후무한 3연패의 위업을 노리는 삼성라이온즈의 연고지인 대구에서는 벌써부터 야구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등 지역민들의 야구사랑은 뜨겁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3연패의 위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국내 최고 명문구단인 삼성라이온즈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프로야구 원년부터 돌이켜보면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삼성과 두산의 전신인 OB는 프로야구 첫해인 1982년 첫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겨루는 등 그동안 한국시리즈에서 3차례 만났다. 삼성과 OB의 한국시리즈 첫 대결을 본 국민이라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할 것이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5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3-3으로 비긴 뒤 2차전에서는 9-0으로 두산에 완승을 거두며 첫 챔프의 꿈을 부풀렸다.
하지만,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 OB 마무리 박철순의 벽을 넘지 못하고 5-3으로 패했고 이어 4,5차전까지 내리 내주며 벼랑에 선 삼성은 6차전에서 4-3으로 앞서 희망의 실낱을 잡는듯했으나 9회초 삼성 에이스 이선희 투수가 OB 김유동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맞으며 쓸쓸하게 원년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이후에도 삼성은 번번이 챔피언 문턱에서 주저앉는 등 우승에 목이 말랐다.
2001년 다시 두산과 한국시리즈 챔프를 놓고 재 격돌을 벌인 삼성은 20년 만에 첫 우승의 한을 풀 기회를 잡았으나 두산의 기적 같은 경기력에 또다시 쓸쓸하게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당시 삼성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지만, 한국시리즈 뚜껑을 열자 삼성은 3차전까지 1승2패로 밀렸고 승부의 분수령이 된 4차전에서 밀고 밀리는 접전 끝에 패하며 결국 우승컵은 두산에게 돌아갔다.
삼성은 이듬해인 2002년, 21년 만에 첫 챔프에 등극하게 된다. LG와의 경기 6차전에서 이승엽의 동점 스리런홈런에 이어 마해영의 결승 솔로포로 승리하며 21년 만에 챔피언에 오른 삼성은 대구시민들과 함께 감격을 나눴다.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거머쥔 삼성은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 두 번이나 패배를 안긴 두산과 다시 만나 확실하게 설욕을 했다. 당시 김응룡 감독으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은 초보 사령탑 삼성 선동열 감독이 탄탄한 투수진을 앞세워 1차전부터 총력전에 나서며 두산을 4경기 만에 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이후 2011, 2012년 연속 우승으로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 팬들은 한국시리즈에서 3차례나 만나 1승2패로 뒤진 삼성이 지난 2011~2012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여세를 몰아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3연패의 위업을 쌓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야구 전문가들은 삼성이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 지으며 3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느긋한 반면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체력적으로 지쳐 있고 준플레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라가 우승한 경우는 9차례 가운데 두 차례뿐이어서 확률적으로도 삼성이 앞선다는 평가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프에 오른 두 팀 가운데 한 팀이 바로 두산이다. 지난 2001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라가 당시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인 삼성을 꺾고 우승을 차지할 만큼 팀 컬러가 우직한 두산을 쉽게 보아서는 안 된다. 지역 연고구단인 삼성이 한국시리즈 3연패의 대기록을 달성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