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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를 사로잡은 한류열풍… 성공대회 기분좋은 예감

서인교기자
등록일 2013-09-11 02:01 게재일 2013-09-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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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9일만에 누적 관람객수 200만명 돌파
▲ 아야소피아 앞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공연을 지켜보는 관중들.

불교, 유교, 신라 등 한국 문화가 어우러진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개막 9일만에 누적 관람객수 200만명 돌파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성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류 문명의 살아있는 박물관 이스탄불 엑스포 행사장에는 한국문화에 흠뻑 빠져든 터키인들이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거센 한류 열풍에 대회관계자들마저 놀랄 정도다.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9일 오후 11시(한국시각 10일 오전 5시) 집계 결과, 총 203만5천명이 엑스포를 다녀갔다. 앞서 100만 돌파는 개막 이후 5일 만인 지난 4일 거둬 열기를 예고했다.

홍보관 밀집된 술탄 아흐멧 광장 관람객 으뜸… 현지인 반응도 뜨거워

한복 입어보기·투호놀이 등 체험코너엔 하루종일 대기자로 `인산인해`

이스탄불 시장 “하루 수십만 방문객 놀라워”… 현지 언론도 성공 점쳐

행사 장소별 관람객을 보면, 한국 전통문화 체험장, 실크로드 바자르, 경북도 23개 시·군 홍보관, 한국콘텐츠 홍보관, K-Food 홍보관이 밀집된 술탄 아흐멧 광장이 80만 명 이상 단연 최고로 집계됐다.

그 다음은 경북과 경주의 역사, 문화유산, 관광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경북도·경주시 홍보관으로 35만3천명이 찾았다.

술탄 아흐멧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이 홍보관은 비잔틴 건축 최고의 걸작으로 이스탄불의 역사를 대변해 주는 `아야 소피아 박물관`과 터키를 대표하는 사원인 `블루모스크`에 둘러 쌓여 있는 곳이어서 이스탄불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들리는 유동인구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급 문화콘텐츠들로 구성해 세계인들에게 호응도 폭발적이지만 엑스포 조직위의 장소마케팅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경북도와 경주에 대한 특집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터키에 여러 차례 소개한 터키 국영방송 TRT 젬 귤테킨 PD는 “터키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렇게 자세하고 풍성하게 소개하는 건 처음 본다. 경북도가 터키를 선점한 것”이라며 “한국문화가 매우 성공적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터키와 세계인이 한국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문화관을 찾은 톱바쉬(오른쪽) 이스탄불 시장에게 수막새를 설명하고 있는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
▲ 한국문화관을 찾은 톱바쉬(오른쪽) 이스탄불 시장에게 수막새를 설명하고 있는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

현지에서 행사를 관장하고 있는 조직위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뿐 아니라 입소문을 듣고 터키 전역에서 찾아오는 관람객이 급증하고 있고, 이란 불가리아 그리스 등 인근 중동과 유럽에서도 엑스포를 보러 오고 있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현지의 터키 관계자들도 불과 9일만에 관람객 200만명 돌파에 놀라고 있다.

이스탄불-경주엑스포가 열리는 주 무대가 비잔틴제국 최고의 걸작으로 이스탄불의 역사를 대변해 주는 명소가 둘러싸여 있긴 하지만 이번 엑스포의 내용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하는 등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

관람객 200만 돌파를 목전에 둔 9일 오후 하이룰라 젱기즈 아야 소피아 박물관장은 “비잔틴 시대에 그리스도교 대성당으로 지어져, 오스만 제국에서는 이슬람교 사원으로 사용되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는 `아야 소피아`와 이슬람 사원인 `블루모스크` 앞에서 한국문화 페스티벌을 23일간 하겠다고 처음 제안했을 때는 `소리`가 문제가 될 거 같아 걱정했었으나 막상 개관해 보니 한국측이 잘 대처해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며 놀랐다.

▲ 문경새재아리랑공연단 공연에 수많은 관중들이 몰입하고 있다.
▲ 문경새재아리랑공연단 공연에 수많은 관중들이 몰입하고 있다.

또 그는 “양국 국무총리가 참석한 개막식 때부터 하루 다섯 번의 에잔(무슬림의 기도시간을 알리는 소리) 시간을 피해가며 공연과 행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인의 지혜와 짜임새 있는 조직과 행정시스템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젱기즈 관장은 “아야 소피아 앞에서 한국의 공연과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좋고, 그것을 즐기는 시민과 관광객을 보니 뿌듯하다”며 기독교와 이슬람, 비잔틴과 오스만, 서양과 동양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곳에서 불교, 유교, 신라 등 한국문화가 조화롭고 신비하게 잘 어우러지는 거 같아 터키문화가 더 빛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시각으로 9일 이스탄불에서는 모두 15번 열린 한국 공연도 관람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특히 아야 소피아 앞에서는 상주시, 문경시, 구미시 공연단이 준비해 온 지역 특유의 전통공연이 개최돼 외국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술탄 아흐멧 광장에서는 한국 전통혼례 재현, 국악공연이 진행돼 관심을 모았고, 이스탄불의 명동인 탁심광장(이스티클랄 거리)에서는 태권도와 비보이 공연이 펼쳐져 현지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

한국공연 외에도 파티 구청 공연장과 베야즛 광장에서는 라트비아, 키르기스스탄, 타타르스탄이 펼치는 `세계민속공연축제`와 터키 대표팀의 태권도와 비보이 공연이 관람객들의 흥을 돋웠다.

또한 전통문화 체험행사 중에 가장 인기 있는 한복 입어보기, 신라 금관 만들기, 투호 놀이, 장승 깎기 코너에는 체험하려는 대기자들로 오전부터 해가질 때까지 긴 줄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 상주 청소년 선희단의 사물놀이 중 관객과 버나놀이로 호흡을 척척 맞추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상주 청소년 선희단의 사물놀이 중 관객과 버나놀이로 호흡을 척척 맞추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19개국의 민속 특산품을 전시 판매하는 실크로드 바자르에도 하루 종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 한·터 예술합동교류전, 한국대표작가 사진전, 포스코 홍보관, 한국관광사진전 등 전시행사에도 모두 27만명이 관람하는 등 관람객이 점점 늘고 있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이번 엑스포의 전반기는 개막식과 실크로드 탐험대, 해양 순항훈련, 참전용사 감사행사 등으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후 한국의 소리 길, K-POP 페스티벌 등으로 `한국문화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이 사무총장은 “11일 세계적인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씨가 참여하는 `한·터 전통패션쇼`와 12일 개막하는 `터키-한국 영화주간`(20일까지), 14일의 `한·터 태권도 교류행사`에도 터키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남은 기간에도 관객몰이가 예상외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 K-Pop 스타들의 공연을 보러온 히잡을 쓴 터키 소녀팬들이 형제의 나라 대한민국과 터키 국기를 흔들며 즐거워 하고 있다.
▲ K-Pop 스타들의 공연을 보러온 히잡을 쓴 터키 소녀팬들이 형제의 나라 대한민국과 터키 국기를 흔들며 즐거워 하고 있다.

9일 오후 4시(한국시각 9일 오후 10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주제 전시관인 `한국문화관`을 전격 방문한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은 “엑스포 성공을 위해 이스탄불의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는 등 공동조직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열린 엑스포 개막식 참석 직후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아르헨티나로 출국하느라 엑스포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다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은 주낙영 부지사에게 엑스포 관람객은 하루에 몇 명 정도인지 묻고 `20만 명 정도`라는 답이 돌아오자 “놀랍다. 엑스포가 아주 대단히 인기있는 거 같다”면서 특히 “이스탄불 시민들이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이해했으면 좋겠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주 부지사는 올림픽 개최지 유치전에서 진력을 쏟았을텐데 귀국 후 바로 다음날 `한국문화관`을 찾은데 대해 감사함을 전하고 성공적인 행사가 되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톱바쉬 시장은 이날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의 안내로 전시관을 꼼꼼히 둘러보면서 성덕대왕신종을 그대로 재현해 신종의 몸체를 스크린으로 삼는 신라문화유산 영상쇼, 신라유물 전시, 한옥 사랑채,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춤추는 로봇 퍼포먼스를 차례로 체험하며 즐겼다. 특히 피를 나눈 한-터의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상관에서는 한국전쟁, 터키의 파병, 2002년 월드컵으로 이어지는 20여 분짜리 영상을 끝까지 다 보고는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시간이 되는 대로 전 행사장을 방문해 진행사항을 챙기겠다고”면서 “내년 초에는 경상북도를 직접 방문해 `포스트 이스탄불-경주엑스포`와 한-터 교류 협력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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