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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등록일 2013-09-04 00:11 게재일 2013-09-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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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구 경
이모 전화를 받고 고모에 이끌려

잡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골목을 달려 내려가

슈퍼 아줌마를 뒤로

마을버스 시내버스 전철을 갈아타고

아이 셋이 막 도착했다

제비집 같은 응급실 현관에 섰다

큰 딸아이가 두 동생을 뒤에서 안고 있다

두 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무슨 일이 있다 저 안의 황급한 곳에

궁금한 곳에

가난한 달동네에서 살고 있는 어린 삼남매의 부모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병원 응급실에 실려왔고 어린 남매들은 이모 고모의 손에 이끌려 영문도 모르고 응급실 밖에 도착한 그 시간에 밖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을 이 시에서 본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위급하고 기막힌 일들이 응급실 안에서 벌어지고 있을 그 시간에 이런 기막힌 운명을 향해 쏟아지는 빗줄기를 뭐라고 해야 할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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