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상수도 물 마시면 이상 증세<Br>수질검사 해보니 `먹는물 부적합`<BR>침전물도 생겨 생수 사먹어<BR>市 “최소 15억 든다” 돈타령
【안동】 안동시 상수도 보급률은 현재 88%에 이른다. 지난 2010년 구제역이 창궐하기 전 84%와 비교 수치상은 늘었지만 아직도 물때문에 고통받는 곳이 있다. 식수로 부적합하거나 식수가 절대 부족한 마을만도 10여 곳이다.
안동시 임동면소재지서 14km 떨어진 대곡리. 가파른 산길로 2km를 더 올라가면 해발 400m에 7가구가 모여 사는 `금수천`이란 마을이 있다.
마을주민 우시윤(63)씨는 5~6년 전 설치된 마을상수도의 물만 마시고 나면 설사 등 몸에 이상이 생긴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수차례 안동시에 수질검사를 의뢰했지만 안동시는 시료만 채취해 갈뿐 결과는 통보해 주지 않았다. 결과 통보는 해당 지역 주민의 요구가 있어야 하는 모양이다.
지칠 대로 지친 우씨는 결국 사위에게 검사결과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20일 받은 검사결과 자료에는 `경도 187mg/L(기준치:300mg/L), 증발잔유물 616mg/L(500mg/L), 황산이온 212mg/L (200mg/L)등 먹는물관리법 기준에 부적합`이라고 기록돼 있었다. 설사의 원인으로 꼽히는 황산이온은 기준치를 넘었으며 침전물인 증발잔유물도 기준치를 초과했다.
수년간 침전물 때문인지 물 끊이는 전기기기도 수시로 교환한데다 보일러실 물탱크와 수도꼭지도 매번 구멍이 나거나 막히는 바람에 교환하기 일쑤여서 우씨는 늘 물속에 해로운 것이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이때문에 동네주민들은 돈을 주고 생수를 사먹는다. 동네 아주머니는 “이상한 물 때문인지 돈을 들여 생수를 이용한지 꽤 오래됐지요. 우리 집에 가면 침전물 때문에 망가진 전기포트가 3개나 있어요”라며 마을 상수도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취재결과 물을 끓였다가 식히거나 물을 받아 놓으면 바닥에 침전물이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침전물을 숟가락으로 긁으면 마치 콘크리트 표면을 긁는 것처럼 굳어있었다.
댐을 2개나 보유한 안동에서 정작 물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마을이 있다는 것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안동시의 입장을 들어봤다. 마을 상수도 담당자는 금수천 마을에 시상수도가 보급되려면 최소 15억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시상수도 관로가 지나가는 곳에서 불과 2km정도 떨어진 마을이지만 지대가 높아 관로매설 이외에도 가압장 시설 등이 더 들어가 예산이 다른 곳보다 두 배 이상 소요된다는 것.
그러나 이 마을과 비슷한 지형을 가진 정상동 아늑골의 경우 가압장 설치를 해서 시상수도 관로가 마을 끝에까지 이어져 있다. 사는 곳에 따라 먹는 물조차 차별 당해야 하는가. 금수천 마을 주민들의 식수고통이 하루속히 해결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권기웅기자 pressk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