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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에 뛰어든 `백`총장님

등록일 2013-08-21 00:02 게재일 2013-08-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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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찬 김천대 교수·임상병리학과

얼마전 이런 신문 기사가 났다.`2년 연속 세계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학`으로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이 뽑혔다고. 영국 더타임즈 하이어에듀케이션(THE)이`설립 50년 이내 세계 대학평가`를 발표한 직후, 세계 주요 언론들이 포스텍의 성과를 일제히 보도했었다. 경제주간지 포브스지는 포스텍이 설립된 지 27년 밖에 되지 않는 대학이지만, 글로벌 철강기업 포스코와의 탄탄한 연계와 우수한 교수 연구진의 땀과 노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신세대 엘리트대학들 가운데 한국의 포스텍이 최고 순위로 꼽혔다고 소개했다. 일본 교도통신, 러시아 통신사 이타르타스 또한 포스텍에 대한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또한 최근 `설립 50년 이내 세계대학평가`에서 포스텍은 유럽의 MIT로 불리는 스위스 로잔공대의 거센 추격을 물리치고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지금의 포스텍이 있기 까지는 박태준 회장, 김호길 초대 총장, 이대공 이사장 등등 굵직굵직한 포항 영일만 거물들의 뜨거운 열정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 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에 포스텍이 지금의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하기 까지는 백성기 전 포스텍 총장의 숨은 공도를 무시할 수 없다. 2007년 포스텍 이사회에서 제5대 포스텍 총장으로 백성기 전 총장을 신임 총장으로 선임할 당시 신임 총장 선임 배경을 “백성기 신임 총장이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 연구중심 대학 진입을 목표로 지난해 선포한 포스텍 비전 2020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라고 밝혔었다. 이사회의 기대에 발맞추어 백성기 전 총장은 총장으로 역임하면서 포스텍을 세계 20위권 글로벌 공과대학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런 백성기 전 총장이 돌연, 다가오는 포항 남·울릉 10월 재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흙`탕물의 세상인 정치에 겁 없이 뛰어든 것이다. 그가 밝힌 출마의 변(辯)은“철강 산업의 장기 불황으로 포항 경제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위기상황에 빠졌으며 신소재와 에너지 등 새로운 산업을 유치해 지역 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 또한 대통령직속 국가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과 총리실 산하 원자력진흥위원회 위원, 교육부 대학발전기획단 자문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얻은 경험과 인맥을 최대한 이용해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 발전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백성기 전 총장의 정계 진출을 바라보면서 응원의 마음, 기대감과 동시에 걱정스러운 맘또한 적지 않다. 최근 어떤 분이 백성기 전 총장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이러한 글을 남겼다. “존경하는 백성기 총장님께 초면에 무례를 무릅쓰고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국회는 입법기관이며, 국회의원은 입법 활동을 통해 전체 대한민국 국민들의 복지와 삶의 질 개선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주요 업무가 아닐까요? 총장님의 지역 발전을 위한 전략은 경상북도지사나 포항시장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일이 아닐런지요. 전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입법 활동에 전념해야할 국회의원이 저마다 자신의 지역에 많은 예산을 끌어다가 지역발전 쪽으로만 활동이 치우치다보니 망국적인 지역주의가 심화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지역 발전도 필요하지만 국회의원이 되시면 어떠한 입법 활동과 정책을 통해 전 국민의 살림살이를 어떻게 개선하겠다 등의 정책 제시가 우선해야 되지 않을런지요?”

백 전 총장이 출사표에서 밝힌 이야기는 `포항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이 곧 대한민국의 발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일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남긴 그 어떤 분의 말처럼 만일 백 전 총장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지역 현안에 집착하기 보다는 대한민국 정치 수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올리는데 더 집중하고 노력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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