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생활은 다람쥐 챗바퀴 돌리듯이 지나간다. 어김없이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고 오전 일을 하고는 점심을 먹는다. 저녁을 먹고는 텔레비전을 보거나 잡담을 한 후에 잠자리에 들면 또 하루는 지나가 버리는 것이다.
어떤 뜻 있는 일을 하고 싶으나 살기에 바쁘고 생활이 어려워서 마음에 여유가 없다. 이런 것은 돈 많은 사람도 똑 같은 처지이다. 그 돈을 지키려면 고심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두 쫓기듯이 살아간다.
어느 학자는 20세기를 박테리아 시대에서 바이러스 시대로 흘렀다고 했다. 박테리아 시대에는 항생제의 개발로 수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되찾았고 바이러스 시대에는 면역학이 발달하여 예방으로 극복해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21세기 오늘 이 사회는 알아야 할 것이 넘쳐나서 제 정신이 아닐 정도로 혼동되고 있다. 그래서 이 시대를 그는 신경증의 시대라고 불렀다.
우울증, 성격장애, 행동장애가 불어나는 시대라는 것이다. 우울증은 자기를 쓸데없는 인간이라고 비하하면서 자살 등 스스로를 공격하기도 하고 성격이나 행동 장애는 타인을 괴롭히고`묻지마 살인`을 하려 한다. 이것은 건전한 정신을 갖지 못했거나 영혼을 부정하는 경우의 행위이다.
또 생물체에서는 면역적으로 동일하여 위험하지 않는 상대일지라도 낯선 것은 무조건 타자(他者)라는 이유만으로 제거 대상이 된다. 현재 생명체 행동의 본질은 공격과 방어이다. 살면서 우리는 죽고 싶도록 슬플 수도, 아플 수도, 괴로울 수도, 기쁠 수도, 덤덤하거나 화가 날 수도 있다. 이런 감정의 신호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행동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살인을 할 수도 용서함으로써 승화 시킬 수도 그냥 내버려 둘 수도 교정하려 애를 쓸 수도 있다. 삶에서는 뭣이든 어떤 각도로 보느냐에 따라 내용이 전혀 다르게 행동이 나타날 수가 있다. 선(善)과 승화의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넬슨 만델라라는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인종차별이 휩쓸던 남아연방에서 만델라는 1964년에 정치범으로 투옥된 후 27년간 감옥 생활을 하다가 1990년에 출옥되었다. 그 후 대통령이 된 그는 정적인 백인들과 총칼을 겨누는 전쟁도 가능했으나`화해와 관용`이라는 정신을 기초로 인종 차별을 없애고 국민을 통합하는 정치를 행했다. 보복과 응징을 촉구했으나 그는 흑인들에게 무기를 바다에 던지라고 외쳤다.
6개월에 한번 씩만 편지를 주고받고 어머니 사망 때에도 출감을 못하던 곳인 형무소를 출옥 후에 그는 그곳을 그리워했다. 감옥에서는 인간애, 동지애, 그리고 공부할 시간이 있었고 또 조용히 편지를 쓰거나 묵상할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델라가 대통령이 된 후에 감옥 생활을 지긋지긋하게 생각했다면 그의 오늘은 없었을 것이다. 그는 그때를 자기 성찰의 시간으로 본 것이다. 삶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자기의 행동 방향을 정반대 방향으로도 끌고 갈 수가 있다.
삶에서는 모든 시간이 자기에게 유용할 수 있다. 부스러기 같은 시간도 이용하기에 따라서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일에는 뒷마무리가 좋아야 한다. 사찰에서 예불을 드리는 스님들은 쌀 한 톨도 그냥 버리지 않고 숭늉으로 마신단다. 살면서는 모든 일에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항상 결단의 심정을 가지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그러다가 먼 하늘도 가끔 바라보면서 마음을 정리하자. 인생의 목표는 꼭히 커야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대통령이 되어 버리면 시민은 한사람도 없게 된다. 현실에서 남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자기 능력에 맞게 목표를 정하여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