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서귀포

등록일 2013-07-16 00:32 게재일 2013-07-16 18면
스크랩버튼
이 홍 섭
울지 마세요

돌아갈 곳이 있겠지요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구멍 숭숭 뚫린

담벼락을 더듬으며

몰래 울고 있는 당신

머리채 잡힌 야자수처럼

엉엉 울고 있는 당신

섬 속에 숨은 당신

섬 밖으로 떠도는 당신

울지 마세요

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구멍 숭숭 뚫린 담벼락을 더듬으며 몰래 울고 있는 사람, 시인은 그를 향해 손과 팔과 마음을 펴서 따뜻하게 포용해주고 있다. 너무 울지 말라고, 그래도 갈 곳이 어딘가에는 있을거라고. 당신의 이해자이고 동반자라고 말하는 시인의 마음에 상처받고 울고 있는 이들의 마음이 합해지고 포개짐을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