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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어머니학교 9)

등록일 2013-07-12 00:45 게재일 2013-07-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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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 록

막내가 가르쳐준 건데

하루살이는 애벌레 때부터

스무 번도 넘게 허물을 벗는다더라

그러니께 우리가 보는 하루살이는

마지막 옷을 입고 날아다니는 거지

수의엔 주머니가 없다는데

알주머니 하나를 온전하게 채우고

비우려고, 필사적으로 사랑을 나누는거여

필사적이란 말이 이렇듯 장한 거다

어미아비만이 할 수 있는

거룩한 춤사위여

스무 번도 넘게 허물을 벗는다는 하루살이를 통해 이 땅의 어머니들을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시이다. 자식을 양육하느라 수없이 자신을 벗는 어머니들. 마지막 주검이 입는 수의엔 주머니가 없다는 데서 눈물겨워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땅 어디에서고 언제나 볼 수 있는 어머니들의 저 거룩한 춤사위들이라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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