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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수법 50차례 70대, 긴 꼬리 `싹둑`

이창훈기자
등록일 2013-06-17 00:18 게재일 2013-06-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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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돌며 농산물차량 통째 절도, 물건만 팔아
전국을 돌며 농산물을 실은 차량을 통째로 훔친 간 큰 70대 노인이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14일 농산물이 실린 차량을 훔친 후 차는 버리고 농산물을 팔아치운 혐의(절도)로 김모(70)씨를 구속했다.

일정한 직업이 없는 김씨는 지난달 11일 새벽 2시50분께 대구시 북구의 한 빌라주차장에 주차된 화물차량의 조수석 문을 뜯고 들어가 차를 훔친 후, 안에 있던 한라봉 등 과일 400만원 어치를 팔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지난 2004년 9월부터 최근까지 김씨는 이와같은 방법으로 전국을 돌며 50회에 걸쳐 과일 농산물 등 약 4억3천여만원어치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횟수는 대구가 20건, 경북13건, 대전, 경기 각 5건, 충북 3건, 인천, 강원 2건으로 전국적으로 다양했다.

경정비를 할 줄 아는 김씨가 범행을 하기는 쉬웠다. 늦은 시간 인적이 드문 곳에 세워진 농산물 차를 발견하면 드라이버와 철사를 이용해 차문을 연 후 시동을 걸고 유유히 사라졌다.

김씨는 훔친 과일은 노점에서 직접 팔거나 농촌의 5일장을 찾아다니며 좀 싼 가격으로 처분했다. 차량은 도로가나 공영주차장 등지에 버렸다.

경찰은 지난달 11일 새벽 대구 북구 빌라주차장에서 김씨가 노점상 트럭을 훔치는 장면이 찍힌 CCTV를 확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지난 10일 충북 제천의 한 저수지에서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 및 여죄를 조사하는 한편 김씨에게 농산물을 사들인 장물업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 2006년 동일한 수법으로 입건돼 집행유예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강북경찰서 이명호 형사과장은 “경정비를 할 줄 아는 김씨가 방범이 허술한 노점상 트럭을 훔쳐 안에 있는 농산물을 팔아치웠다”며 “지역에서 농산물을 실어둔 트럭이 자주 없어진다는 소문이 돌면서 노점상들이 매일 밤마다 불안에 떨었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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