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국내에 마이스터고가 도입된지 첫 졸업생이 배출됐다. 올해 졸업생의 전국 평균 취업률은 92%를 기록했고 지역 마이스터고는 95%에 달했다.
약 5%의 미취업은 취업이 됐으나 객지생활이나 현장에 대한 적응부족, 군입대 등의 이유로 자발적으로 그만둔 것임을 감안할 때 획기적인 것이다. 과거 특성화고의 취업률은 20~30%선에 머물렀던 게 고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숫자임에 틀림없다.
마이스터고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기존의 실업계 고등학교를 발전시켜 일과 학습을 병행하여 해당분야의 기술장인을 육성하려는 고등학교이다.
이 전 대통령은 대학진학이 턱없이 높은 국내교육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마이스터고 공약을 내걸었고 첫 졸업생은 기대에 부응했다. 취업자 비율도 높지만 질도 기대이상이다. 대학 졸업자도 들어가기 힘든 대기업(27%)과 공기업(16%)은 물론이고 12%는 탄탄한 중견기업, 45%는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학력이 아니라 실력과 능력으로 인정받았다. 굳이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고교 시절부터 소질과 적성을 찾아 기술교육을 받으면 높은 취업의 벽도 거뜬히 넘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마이스터고의 지원동기도 과거 특성화고 지원과는 크게 달랐다. 과거에는 인문계고에 진학할 성적이 되지않거나,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특성화고를 지원했으나 이제는 충분히 인문고에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우선으로 마이스터고에 진학하고 있는 것.
하지만 초창기 이러한 성공적인 데뷔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마이스터고를 취재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모델이 된 독일직업학교를 비롯,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학교를 찾았다. 그러나 국내의 마이스터학교와 독일 등 선진국의 직업학교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고교 3년동안 기업에서 원하는 이론과 실무공무를 시켜 취업을 이루게 하는게 목표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 우리와는 판이하다. 독일은 초교를 졸업한 후 성적에 따라 베루프슐레라는 우리의 중고교에 해당하는 직업학교에 간다. 이곳에서 공부한 후 더욱 전문적인 공부를 원할 경우 파크슐레라는 직업전문학교(우리의 전문대학에 해당)에 가서 공부한다.
중요한 건 현장에서 견습생으로 일을 하면서 학교에서 이론과 실무를 배우는 과정이다. 1주일에 2~3일은 학교에서 배우고 2~3일은 현장(기업)에서 실무를 익힌다. 이때 많은 돈은 아니지만 기업에서 급여도 받는다.
즉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기업에 먼저 채용이 된 후 들어가는 선취업 후입학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 확립은 사회적으로 강한 중견기업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독일 등 유럽에는 대기업보다 강한 중소기업이 수십만개에 달해 이를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또 한가지는 임금이나 대우 등이 대졸자에 비해 낮지않아 학생이 직업학교를 선택하는데 큰 망설임이 없는 사회적구조도 한몫하고 있다. 직업학교를 나와 그 분야의 마이스터로 성공하면 대학을 나온 일류 엘리트에 비교해도 손색 없는 대우가 직업 명장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이스터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보다 강한 중견기업이 많이 포진해 있어야 한다. 학생들도 무조건 대기업에 가기보다는 자신의 특기분야인 중견기업에서 능력을 발휘하겠다는 생각이 있어야 된다. 모든 학생들이 대기업을 희망해서는 마이스터고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마이스터고를 지원하는 정책은 이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