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출간된 문집은 현 문경문화원 향토연구소 이욱 소장의 형 인환 선생과 종형 주섭 선생이 시와 문장을 번역했으며, 이 소장이 편집해 영인 220쪽, 번역 322쪽으로 만들어졌다.
이 문집에는 송오 선생이 문경, 예천, 안동, 대구, 횡성 등을 두루 거치며 지역별 풍경이 생생히 묘사되어 있으며 그 중 `한 곳에 서 있으니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아래로 떨어져서 제일 아래층으로 돌아왔다`는 표현은 대구의 백화점에서 엘리베이터를 탄 것으로 보이는 우스꽝스런 대목이 서술돼 있다.
송오 선생은 1863년(철종 계해년)에 안동 임하에서 태어나 뛰어난 글솜씨로 대과(大科)에 응시했으나, 세도가의 농간으로 시험을 치르지 못했으며 이승만과 김구 등도 가난한 형편탓에 함께 좌절을 맛봐야 했다. 또 망국의 시기인 구한말에 지내며 향산(響山) 이만도(李晩燾) 선생의 단식 순국에 대한 슬픔을 노래하는 글을 올려 일본경찰에 체포, 안동형무소에서 투옥생활을 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후 고향 안동에서 살 수 없기에 이르자 강원도 횡성으로 출향, 이후 문경, 예천으로 이거하다가 예천읍내 노상리 송오(松塢)에서 타계했다.
/신승식기자 shins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