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 우
심장 놓인 아래가 무겁다한다
강 섶 돌덩이같이 굳은 살점을
지나는 짐 꾸러미들이 철썩철썩 치면
더러는 물결이 일고 더러는 비명이 들린다
여위고 긴 몸뚱이 나와 같아서
삐꺽거리는 뼈마디가 우리와 같아서
저 강도 노을에 흐를 때는 그리움에 운다
괴로움 긴 동아줄에 일일이 이어
늘 버리고 떠나는 사랑을 하나씩 하나씩
제 몸의 추억 속에 떨어뜨린다
이 시에서 `강`의 이미지는 흔히 지속성, 역사성 같은 속성을 넘어서고 있다. `신음`, `굳은 살점`, `비명` 등의 시어에서 발견되듯이 강의 이미지는 고통의 의미로 읽혀진다. 곧 고통들이 누적된 삶을 표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네 인간의 몸도 저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어서 여러 겹의 고통의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있지 않을까. 우리네 삶도 저 강처럼 수많은 고통의 추억들을 품고 묵묵히 흘러가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