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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베이어

등록일 2013-06-05 00:03 게재일 2013-06-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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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 우
저 강도 비좁은 강바닥이 아픈지 신음을 한다

심장 놓인 아래가 무겁다한다

강 섶 돌덩이같이 굳은 살점을

지나는 짐 꾸러미들이 철썩철썩 치면

더러는 물결이 일고 더러는 비명이 들린다

여위고 긴 몸뚱이 나와 같아서

삐꺽거리는 뼈마디가 우리와 같아서

저 강도 노을에 흐를 때는 그리움에 운다

괴로움 긴 동아줄에 일일이 이어

늘 버리고 떠나는 사랑을 하나씩 하나씩

제 몸의 추억 속에 떨어뜨린다

이 시에서 `강`의 이미지는 흔히 지속성, 역사성 같은 속성을 넘어서고 있다. `신음`, `굳은 살점`, `비명` 등의 시어에서 발견되듯이 강의 이미지는 고통의 의미로 읽혀진다. 곧 고통들이 누적된 삶을 표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네 인간의 몸도 저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어서 여러 겹의 고통의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있지 않을까. 우리네 삶도 저 강처럼 수많은 고통의 추억들을 품고 묵묵히 흘러가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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