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여직원이 나에게 “원장님, 점심 잡수러 안 가시겠어요?”라고 가기를 권했다.
아래층 식당으로 가면서 미국에서 있었던 청와대 대변인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농담을 주고받던 중에 나는 농담 삼아 “남성은 성문제에 있어서는 장년이 돼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더니 여직원은 웃으면서 “그 말도 여자가 듣기 싫어한다면 성희롱으로 걸릴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전에는 문제시 되지 않던 성에 대한 가벼운 말도 세월에 따라 변하는 모양이다.
시대 풍습은 상전벽해로, 온통 딴 세상으로 변했다. 내가 젊었을 때는 남녀가 수줍어하면서 숨다시피 만나던 것이 이제는 공공연히 길에서 끌어안고 걸어가는 정도로 변했다.
성 문제는 빈부귀천 없이 모두의 문제이고, 식욕과 같이 성욕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다. 식사를 한 끼만 굶어도 배고픈 것과 같이 성 문제도 자주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성 문제는 언제나 은밀하게 이뤄진다. 모두의 관심사이면서도 상대의 동의 없이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산업화 사회에서는 여성의 사회 진출로 직장 등에서 남녀가 자유롭게 만나는 일이 많아져서 점차 성 개방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거기다가 피임기구의 발달로 빠르게 성 해방 시대로 진입하게 됐다. 그뿐인가? 발기 부전 치료제가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늙은이도 합세를 해서 이제는 성 폭발 시대로 돌진하고 있다. 근래에는 남녀 문제가 나이를 초월해 버렸다. 성욕은 시도 때도 없이 분출함으로써 관리에 자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청와대 대변인인들 남자가 아니겠는가. 성의 문제는 가까이 하기도, 멀리 하기도 어렵다. 아는체 하기도 곤란하고, 모른 체 하기도 뭣하다. 쉬쉬 하면서 옮겨진다. 모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성은 불과 같다. 불을 잘 관리하면 겨울에 난방도 하고, 밥을 지을 수 있으나 관리를 잘못하면 방이 냉랭해 지거나 타 죽을 수도 있다. 청와대 대변인은 불을 자기 몸에 붙여버린 것이다.
법화경에는 지구를 번뇌와 고통의 불이 가득한 속세라고 하여 화택(火宅)이라 했다. 공자도 경계해야 할 3가지(三戒)로, 젊어서는 여색, 장년에는 싸움, 늙어서는 이욕(利慾)을 경계하라고 했다.
과거 서양에는 성병이 만연해 많은 사람이 그 병으로 죽어 갔다. 신은 인간의 성행위를 절제시키려고 성병을 만든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은 항생제로 극복해 버렸다. 그러나 그 후에도 너무 문란하니까 이제는 에이즈라는 병을 세상에 내어 놓았다. 에이즈도 곧 처리될 것이다. 그러면 에이즈에 뒤이어 또 다시 더 나쁜 성병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 인간은 연구를 거듭하여 또 극복할 것이고, 수레바퀴는 계속 돌아갈 것이다.
다윗왕은 이 에너지로 적을 물리치고 통일해 나라를 바로 세웠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이루었을 때 그의 에너지는 다른 곳으로 흘러가 버렸다. 처첩에 싸여서 여러 곳에서 자식이 태어나서, 가정은 혼란해지고 엄청난 비극이 일어났다. 원래 성욕은 창조의 원동력이다. 성력을 정력(精力)으로 표현한다. 이런 넘치는 성 에너지를 그러면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그 방법으로는 결혼을 하는 것이다. 부부간에 성욕을 건전하게 조정하란다. 그래도 남아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으로는 사회를 위하는 일이나 철학 예술 과학 등 학문이나 스포츠 등에 에너지를 쏟으라고 한다. 그러면 건강하고 위대한 업적이 가능하다. 뛰어난 사람들은 모두가 자기의 정력을 남을 위해 사용했다. 용도가 크고 넓을수록 더 위대한 일을 성취해 낼 수 있다. 정력은 사랑의 기본이고, 생명 에너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