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우진이란 사내 아이가 교통사고로 인해 급하게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당장 수술을 시작하지 않으면 아이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는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응급실 데스크에서는 해당 분야 권위자인 박 교수에게 급하게 수술실로 와 달라는 콜을 보냈고, 우진이의 부모는 수술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애타게 담당 집도의(執刀醫) 박 교수를 기다렸다.
5분, 10분….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수술 담당 의사가 속히 도착하지 않는 것에 화가 난 우진이의 아빠는 응급실 데스크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 그 때 수술복으로 갈아입은, 빠른 걸음의 박 교수가 수술실로 왔다.
우진이의 아빠는 박 교수가 늦게 도착한 것에 대해 항의를 하기 위해 박 교수에게 다가갔지만, 박 교수는 냉정한 눈빛으로 아이의 아빠와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수술실로 들어가 버렸다.
우진이의 생사가 걸린 수술은 5시간 동안이나 진행됐고, 애타는 심정으로 수술 결과를 기다리던 우진이 엄마 아빠 앞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박 교수가 나타났다.
아이 아빠는 박 교수의 옷자락을 붙잡고 “선생님, 우리 우진이 상태가 어떻습니까? 네? 선생님”이라며 다그쳤다. 그런데 박 교수는 우진 아빠의 질문에 냉정하게도 아무런 대답 없이 우진 아빠의 손을 뿌리치고 터벅터벅 수술장을 빠져나갔다. 박 교수의 상세한 답변을 기대했던 우진 아빠는 박 교수의 행동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박 교수가 수술실에 늦게 도착한 것이 불만이었는 데, 박 교수의 불친절하고 무례한 행동에 결국 폭발해 버렸다.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힘없이 걸어가는 박 교수를 향해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박 교수는 뒤돌아 보지도 않고 복도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때 박 교수와 함께 수술에 함께 참여했던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흥분한 우진 아빠를 진정시키며, “아버님, 진정하시고 이제 그만 화 푸세요. 우진이 수술은 박 교수님이 최선을 다 하셔서 다행히 위험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런데 아버님, 이 사실 아세요? 어제 우리 병원에 우진이처럼 교통사고를 당한 5살 여자 아이가 병원에 이송되어 왔는데, 그 아이는 어제 수술중에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답니다. 바로 그 여자 아이의 아버지가 방금 우진이의 목숨을 살리신 박 교수님이세요. 박 교수님은 우진이를 살리기 위해 자기 딸 장례식장에 계시다가도 급하게 달려와 최선을 다해 수술을 하셔서 우진이의 목숨을 살리신 뒤, 다시 장례식장으로 내려가시는 길이랍니다”
귀한 딸을 여읜 박 교수의 가슴 아픈 상황을 이해치 못하고, 박 교수를 오해 했던 우진 아빠는 박 교수 딸 이야기를 듣고 맘이 어떠했을까?
그렇다. 자신의 주관만으로 다른 사람을 오해하고, 나쁜쪽으로 편견을 가지면 모든 사람과 주변 상황이 원망스럽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결국 오해로 인해 관계가 뒤틀린다. 그리고 오해를 진실이라고 믿어버린다. 오해의 근저(根底)에는 감정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감정이 뒤틀린 사람에겐 좋게 들리지 않지만, 같은 이야기도 기분 좋을 때 들으면 널리 이해가 되고, 기분이 상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혹, 당신이 지금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오해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장 “5 - 3 = 2” 공식을 떠올리자.
이 공식의 깊은 뜻은 “오(5)해가 생겼을 때, 상대방의 입장에서 세(3)번을 생각하면 상대방을 이(2)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