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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눅든 교권 이제 그만, 어깨 쫙 펴세요

최승희·윤경보기자
등록일 2013-05-15 00:11 게재일 2013-05-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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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승의 날…사제등반대회·세족식 등 행사 다양<br>학교폭력·촌지 등 논란에 일부선 조심스러운 분위기

포항 C여고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18년차 교사 조모(47)씨는 “교육계에 갓 입문했을 때만 해도 스승의 날이면 아이들이 쌈짓돈을 걷어 진심이 담긴 조촐한 축하파티라도 열었줬고 교사들 역시 진심으로 받아들였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선물이라도 내밀면 그 선물이 뭐든 고마움을 느끼기 전에 부담감부터 생긴다”고 했다.

학교폭력, 교권추락 등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는 사건·사고 속에서 맞는 올해의 스승의 날(15일)도 전반적으로는 침체 분위기다.

예전 같으면 인사를 올리는 제자로 학교마다 북적거렸지만, 요즘에는 학교현장에서 이런 모습은 찾아보기조차 쉽지 않다.

자칫 일부 교사의 촌지 수수 기사라도 터져 나오면 교원 전체가 비리 집단으로 몰리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교사는 스승의 날이 되면 학생·학부모를 만나기조차 매우 조심스럽다. 대구 중학교 1곳과 고등학교 5곳 등이 휴교를 하는 등 촌지 논란 등으로 아예 스승의 날 휴교를 하는 학교도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단축수업을 한다. 간단히 교사에게 꽃을 달아주는 행사로 공식행사를 마무리 하는 곳도 적잖다.

특히 학교폭력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날의 주인공인 교사단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아예 올해 스승의 날 교육주간(5월14~20일)을 `학교폭력 근절주간`으로 정했을 정도다.

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 해도 우리 사회에서 스승의 역할은 변치 않는 삶의 중심이자, 사회의 기둥임은 결코 부정할 수 없음에는 대부분이 공감할 것이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좀 더 이색적인 행사로 스승의 날 참뜻을 기리려는 학교들도 눈에 띄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포항송라중학교는 이날 오전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꽃을 달아주고 스승의 노래를 부른 후 특별한 나들이를 한다. 내연산으로 사제동반 등반대회를 하기로 한 것. 학교라는 답답한 공간을 벗어나, 선생과 제자의 관계를 벗어나 자연에서 인간적인 교감을 나눈다.

포항상도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사들을 위해 난타와 시낭송, 기타연주, 중창을 선보이는 `시와 작은 음악회`를 준비해 14일 선보였다.

앞서 대구 대산초교는 교사와 학생 30여명이 학교 인근 영화관을 찾아 영화를 보고 서점에서 책을 사보는 사제동행 문화체험을 했다.

또 경일중학교 전교생은 각자가 평소 존경하는 교사의 캐릭터를 그려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고, 다사고는 스포츠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 뒹굴며 교감을 갖기 위해 사제동행 축구경기를 했다. 경일여중은 교사와 학생들이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을 했다.

/최승희·윤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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