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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진입이 禍 자초?

윤경보기자
등록일 2013-05-13 00:35 게재일 2013-05-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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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서 상가주인 LPG 터트려 경찰관 7명 부상<br>가스 가득한데도 안전장비 안갖추고 들어가<br>적절한 진입 시기·방법 싸고 전문가들 논란
▲ 11일 오후 포항시 남구 효자동의 한 오토바이 수리점에서 주인 복모(49)씨가 LP 가스통 선을 절단해 불을 붙이면서 폭발해 복씨와 경찰관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용선기자

지난 11일 포항 도심 가스폭발 사고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7명이 크게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하자 경찰의 무모한 현장 진입이 화를 자초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4면> 경찰의 가스폭발 사고 수사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가스폭발 위협 신고가 접수되고 10여분 뒤 경찰관들이 신고 현장에 도착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자 가스냄새가 나고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가스 폭발 용의자가 이미 LP가스통의 호스를 잘라 실내에 가스가 누출되고 있던 것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소방관 등 소방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스 누출시 작은 불꽃만 튀어도 폭발이 일어날 수 있어 실내에 차있는 가스를 바깥으로 빼낸 뒤 안전장비 등을 착용하고 진입해야 하며, 교육과 훈련을 받은 소방전문가들이 가스누출 현장에 진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방독면과 방화복 등 방호 장비도 없이 문을 부수고 진입하다 사고가 났다. 이에 대해 경찰은 현장에 출동할 당시 이미 가스냄새가 나고 있는 긴박한 상황이어서 폭발 피해를 줄이고 쓰러져 있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신속한 진압작전을 펴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현장에 출동했던 손모(33) 경장은 “문을 강제로 열고 신속히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면 이미 가스누출로 인해 쓰러져 있던 복씨의 생명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가스 누출로 쓰러진 것으로 보이는 복씨를 빨리 구출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문을 열어뒀기 때문에 가스가 빠져나와 대형재난이 벌어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포항북부소방서 관계자는 “소방당국에는 화재진압대응 매뉴얼이 있지만 아직 경찰에는 그런 매뉴얼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도 소방처럼 가스나 폭발 등의 위험에 대비해 평소 훈련을 하고 안전장비를 갖췄더라면 목숨을 걸고 위험한 곳으로 뛰어든 경찰관들의 부상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화재진압대응매뉴얼에 따르면 가스 화재를 수반하지 않은 가스누출은 체류지역 및 유동범위의 확정이 어렵고 인화에 의한 폭발위험, 산소부족, 중독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현장대응시 △건물내부 주민대피 △중간밸브 등 공급밸브 차단 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매뉴얼에는 또 `2차 재난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므로, 확산방지에 주력`이라는 말도 함께 기록돼 있어 경찰의 진입시기와 방법에 많은 이들이 갑론을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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