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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 회룡포 녹색길 거닐며 힐링하세요”

정안진기자
등록일 2013-04-29 00:25 게재일 2013-04-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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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관광객 유치나서

【예천】 내성천 물줄기가 350도 휘휘 감아 돌다가 만들어진 육지 속의 섬마을 회룡포.

예천군 용궁면 회룡포는 대한민국 최고의 물돌이 마을로 아름다운 비경과 바람이 잘 어우러진 곳이다.

장안사·원산성·삼강주막 등… 역사 품은 관광명소 `인기`

사랑의 자물쇠로 사랑고백·뽕뽕다리서 낭만과 추억 만끽

용궁면소재지를 비껴 6분 정도 내달려 내성천으로 통하는 회룡교를 건너면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회룡포가 속내를 활짝 드러내고 반긴다.

회룡포의 아름다운 녹색길은 용주팔경시비가 서 있는 곳에서 시작된다.

이 시비에는 조선후기 이 고장 출신 은둔 시인 구계 김영락(1831~1906)이 용주팔경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가 새겨져 있다.

▲ 삼강주막막걸리축제.

포금산의 밝은 달, 무이의 맑은 바람, 금강(천)의 고기 잡는 불빛, 와우산의 낙조, 비룡산에 걸친 구름, 천축산 저녁 종소리, 말운산의 나뭇꾼 소리, 훤이들의 벼꽃 등 담겨진 내용을 읽게 되면 옛 선현들의 자연에 대한 사랑과 아름다운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산새들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내성천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걷다보면 어느새 비룡산 주능선 바로 아래에 자리 잡은 장안사에 도착한다.

장안사는 신라시대에 지어진 전통 사찰로 규모가 아담하고 숲으로 둘러 쌓여 포근하고 들판과 구릉 같은 산들이 평화롭게 내려다 보여 시원함을 준다.

장안사에는 고려시대 문신으로 동국이상국집을 지은 이규보(1168~1241)가 장안사에 들러 읊었던 시 한 수가 8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남아 전해지고 있다.

장안사에서 5분쯤 올라 서면 비룡지릉의 하트 모양 산을 배경으로 사랑의 자물쇠를 채우는 곳에서 사랑의 언약을 한 후 회룡포의 그림 같은 전경을 배경삼아 렌지 속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에서 추억의 사진 한 장을 만든다.

▲ 장안사.

이곳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2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선정한 곳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섬 안에는 9가구 20여명이 집성촌을 이루며 옹기종기 모여 생활하고 있다.

이 마을의 유일한 길은 바람이 숭숭 뚫리는 철판이 두 줄로 길게 놓여져 있으며 이를 두고 `뿅뿅다리`라 한다. 이 뿅뿅다리는 가을동화 드라마 속 주인공 은서와 준서가 어린시절 뛰놀던 추억의 장소이다.

산행을 마치고 강으로 내려가 신발을 벗고 맑은 강물을 따라 고운 백사장을 걷는 낭만도 만끽해 보고 회룡포로 들어가는 뿅뿅다리도 건너고 맑고 깨끗한 강물에 들어가 강수욕도 할 수 있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회룡포를 구경하고 지척에 있는 정상에 올라 둘레 3.7m, 높이 2.7m인 정방형의 봉수대를 관람하고 작은 봉우리와 능선을 넘어 삼국시대 격전지인 원산성을 관람해 보는 것도 색다른 의미가 있다. 이 성은 둘레 920m, 높이 1.5~3m로 흙과 돌을 섞어 쌓은 토석 혼축성, 따뷔성, 또아리성이라고도 불린다.

이 성은 낙동강과 금천, 내성천이 합류하는 삼강이 배수진을 치고 있고 가파른 지형으로 되어 있어 사방을 손바닥 보듯이 조망할 수 있는 천연 요새 삼한시대 마한이 이 성에서 백제에 멸망하였고, 그 이후에도 신라, 백제, 고구려의 접경지에 위치한 탓에 격전이 잦았다고 성 안내판에 기록되어 있다.

회룡포를 둘러본 후 1시간정도 산림욕길을 따라 걷다보면 낙동강 700리에 마지막 남은 삼강주막이 나온다.

▲ 사랑의 자물쇠 채우는 곳.

낙동강 물길이 내성천과 금천을 만나 어우러지는 곳이라 해서 삼강(三江)이라 불리는 이곳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대구와 서울을 잇는 단거리 뱃길로, 낙동강을 오르내리는 소금 배와 집산된 농산물이 모두 이곳으로 모여 삼강주막은 봇짐장수, 방물장수로 붐볐다.

그러나 1970년대에 도로가 뚫리고 낙동강 물줄기 위로 다리가 가로질러 놓이면서 이곳은 점차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주막과 주모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져 갔지만 주모는 2005년 90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70년간 주막을 지켰다.

글도 숫자도 알지 못했던 주모는 그만의 독특한 장부로 외상을 관리 했는데 그것이 바로 부엌 벽에다 칼금을 긋는 것! 한 잔을 외상하면 짧은 금, 한 주전자를 외상하면 긴 금을 세로로 그어 놓았다가 외상값을 죄다 갚으면 옆으로 길게 금을 그어 외상을 지웠다고! 지금도 주막 흙벽에 그을음과 함께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산책길을 걷다 배가 고프면 삼강주막 평상에 앉아 `주모 한상 차림`을 먹거나 전국 식도락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오징어불고기와 용궁순대, 순대국밥 한그릇으로 지친 심신을 채우면 된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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