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세자매` 공연, 3회 전석 매진 `대박`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04-15 00:09 게재일 2013-04-15 11면
스크랩버튼
입소문으로 관객 몰려… 블랙유머로 표현한 삶의 철학 큰 호응<br>포항시립연극단 정기공연
▲ 포항시립연극단의 `세자매` 공연 모습.

포항시립연극단이 14일 지난 3일부터 10회 동안 공연한 제162회 정기공연 `세자매`의 마지막 공연의 막을 성대히 내렸다.

한국 연극계의 거목, 연희단 거리패 이윤택 감독을 초빙해 포항시립연극단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연극 `세자매`는 3회에 걸친 전체 매진을 비롯해 관객 1천600여명을 기록했다.

`세자매`의 첫회 공연을 보고 재미와 흥미를 느껴 친구들과 가족들과 다시 방문하는 관객이 증가한 입소문 난 공연이었다. 더불어 배우들의 열정이 묻어난 공연이었다.

`세자매`의 원작자 안톤 체호프는 러시아의 사실주의 극작가이다. 연극 세자매는 꿈이 이루어지는 이상보다 전혀 다른 성격의 세자매를 통해 삶의 희망과 그 희망의 좌절, 그 좌절을 통해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는 아이러니를 전한다. 수십년전의 `세자매`의 내용은 러시아든 현재의 한국이든 사람의 삶에 대한 보편성을 전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대한 탈출을 꿈꾸며 또 그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세자매도 마찬가지다. 현재 살고 있는 조용한 소도시에서 자신들은 항상 이방인이다. 십여년전 살았던 대도시 모스크바를 언제나 꿈꾼다. 삶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주인공들은 모스크바 대신 사랑을 택하지만 그 사랑도 좌절되고 오히려 그 좌절 속에서 `살아야 한다. 이게 삶이다`는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낸다.

연극에 대한 공감은 배우들의 연기에서 감독의 연출력에서 드러난다. 이윤택 감독은 돌아가는 무대세트를 활용해서 자칫 무거워 질 수 있는 주제에 대해 활력을 불어 넣었다. 원형의 무대에 외로운 나무들과 여러 의자의 세팅으로 주인공들의 불안한 심리를 잘 드러냈다. 또한 무대의 양끝과 구석을 활용해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했다.

시립연극단은 주인공 세자매의 역할을 A, B, C, D팀으로 나눠 올가, 마샤, 이리나의 새로운 조합을 선보였다. 좀더 신경질적인 올가, 섹시한 마샤, 착하지만 않은 이리나 세자매 배우의 조합이 바뀔 때마다 같은 연극이지만 색다른 감성을 자아냈다. 세자매를 지배하는 불안한 심리가 좌절을 통해 오히려 점점 삶에 대한 의지로 변해가는 섬세한 감정을 드러내는 연극은 역시 이윤택 감독이다는 찬사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포항시립연극단의 가장 큰 성과는 배우들의 변화다. 배우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윤택 감독의 스파르타식 지도 아래 기초훈련의 강화를 통해 동작 하나하나를 익히고 새로운 발성법을 익혀 무대를 즐기기 시작했다. 공연 후 땀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행복해하는 배우들은 앞으로 포항시립연극단이 발전할 방향에 힘을 실었다.

포항시립연극단은 6월말 셰익스피어의 대표적 희곡 `십이야(十二夜)`를 각색한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로맨스 희곡 `트랜스 십이야`를 공연한다. 연극 `세자매`가 삶에 대한 철학을 블랙유머로 드러냈다면 `트랜스 십이야`는 사랑스럽고 즐거운 연극이다. 연출은 `세자매`에서 조연출을 맡았던 오동식 감독이 맡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