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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만능시대?… 공사 낙찰액도 뚫렸다

사회2부, 본사 종합
등록일 2013-04-05 00:04 게재일 2013-04-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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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시·군서 수백억 불법수주 밝혀져 업계 발칵<br>일각선 “알려진 일… 알선 브로커 접근하기도”

경북도내 일부 시군에서 컴퓨터 해킹을 통해 수백억원 상당의 공사를 불법으로 낙찰받은 사실이 4일 밝혀지자 도내 건설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설마설마하던 것이 실제 현실로 드러나면서 그동안 공사 한건만이라도 수주할 수 있었으면 하고 애타게 기대했던 업체들은 특정 업체가 범법 행위로 공사를 낙찰받아 배를 불린 행태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일부 정보에 빨랐던 건설업체들은 이 사건은 터지는 시간이 지금일 뿐 이미 시중에는 알음알음으로 다 알려졌던 일이라고 태연해 하기도 했다.

모 건설업체 대표는 "지자체의 재무관용 PC와 다른 입찰업체의 PC에 악성프로그램을 침투시키는 수법으로 공사를 불법으로 낙찰받는다는 방법만 몰랐을 뿐 업계에서는 브로커가 공사 수주를 해주면 낙찰금액의 10% 내외를 되돌려 달라는 수법으로 접근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지역의 건설업계도 “특정업체가 공사를 싹쓸이하다시피할때 시중에서는 행운으로만 그 어마어마한 공사를 수주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만큼 전문가 집단을 동원, 수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퍼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에 사건이 드러난 곳이 봉화군 등 경북 북부지역이지만 도내 전 지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면서 특정 기간에 대형공사를 집중 수주한 업체를 사정당국이 들여다보면 전모를 파헤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특정업체 공사 낙찰 싹쓸이 건은 포항 등 경북 동해안지역에서도 한 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안동의 모 건설업체 대표는 "이번에 밝혀진 사건은 2002년 공사지만 지난해 연말까지 해킹전문가 팀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장난을 치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모두 잠적했다"면서 또다른 해킹전담조직이 몇개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설에는 이미 불법으로 엄청난 돈을 번 해킹 조직 수뇌부는 해외로 도피한지 오래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면서 이런 방법으로 공사가 수주되다보니 선량한 대부분 업체들은 공사 한 건 낙찰받기가 그림의 떡이었고, 상당수는 경영난을 못이겨 도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역 건설업계는 “지방에 있는 업체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세해 그런 방법이 있는지조차 모른다면서 사정당국이 전국적으로 수사를 확대해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분노를 쏟아냈다. 또 “도내 지자체도 이번에 보안이 얼마나 허술한지 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2부, 본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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