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 문화의 키워드를 하나 뽑으라면 무엇을 뽑을 수 있을까. 수많은 키워드들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열풍을 부른 것은 `힐링`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힐링이라는 단어가 어디에 붙어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힐링`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사실 힐링이 열풍이라는 것은 좋지 않은 의미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회가 점점 불안해지고, 삶이 더 각박해졌기 때문에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힐링에 관심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힐링은 원자력과도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원자력에서 `힐링`이 필요한 사람은 누가 있을까. 바로 직원들인 것 같다. UAE에 원전을 수주하면서 승승장구하던 한국수력원자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시작으로 해서 비리와 고장으로 인해 지금까지 뭇매를 맞고 있다.
원전 수주를 따낼 당시만 해도 그들은 한국, 아니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인력들이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고, 몇몇 사람들의 비리가 밝혀지고, 사고가 아닌 고장으로 인해 그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죄인인양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언론에서는 원전이 계속 운용되면 사고는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처럼 이야기하고, `고장`으로 인해 발전정지가 됐을 때도 `정상`적으로 안전하게 발전정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장`에만 초점을 맞춰 말하는 바람에 원자력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불안에 떨며 없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버리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다.
현재 한국의 원자력 발전에 대해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원자력발전소를 운용하면서 단 한 번도 대형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
또 `고장`으로 인한 발전소가 정지되었을 때 `사고`로 이어지지 않고 안전하게 정상적으로 정지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비난이 아니라 칭찬을 받아 마땅한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발전정지가 이뤄졌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직원들은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했다. 원전마피아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고, 업무는 과다하지만 어려움을 내색도 하지 못하고 힘든 시간들을 지내고 있다.
힐링이라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원자력 발전은 분명 위험하다. 하지만 모든 직원들이 밤낮으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하게 운전을 하고 있기에 안전하다.
원자력 발전을 시작하고 나서 지금까지 대형사고가 없었던 것은 직원들이 열과 성을 다해 안전하게 일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들이 대형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전을 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될 수 있었고, 경제성장과 국민복지에도 기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소수의 사람들이 잘못을 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대부분의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노고를 인정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 원전 직원들도 더욱 힘을 내어 가족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이 시점에서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세계 제일의 원전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힐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