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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4천V 송전탑 아래가 놀이터 `아찔`

신승식기자
등록일 2013-02-21 00:08 게재일 2013-02-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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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모전동 아파트단지 앞 등 시가지 한복판 4곳에 버젓이<br>한전·市, 전주 지중화사업 벌이면서 탑 이전은 외면 `원성`
▲ 문경 모전동 아파트단지와 어린이놀이터 한복판에 15만4천V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대형 송전탑이 4개나 설치돼 있어 주민들이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문경】 “15만 4천V 고압전류가 흐르는 높이 50여m짜리 대형 송전탑은 고압선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 피해 우려와 도시미관 등의 이유로 어린이 놀이터나 주택가 한복판에는 설치할 수 없습니다”

다른 기관도 아닌 한국전력공사측의 공식 입장이지만 문경시에는 한전의 입장과 정반대 현장이 있다.

각종 관공서가 밀집돼 있는 모전동 신시가지의 아파트단지 코앞과 심지어 어린이 놀이터 한복판에까지 이 같은 송전탑이 무려 4개나 설치돼 있다.

문경시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25년 전인 1988년 상주~점촌 간 송전선로(15만 4천V) 대형 철탑(50m) 4개를 이곳에 설치했다. 당시 이곳은 논ㆍ밭이어서 한전측이 땅주인과의 계약을 통해 지상권사용료를 주고 별 논란 없이 설치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이 철탑을 중심으로 문경시청ㆍ경찰서ㆍ선거관리위원회, 산림조합 등 공공기관과 아파트단지, 상가들이 줄지어 들어서면서 문경 최대의 중심지가 됐다.

고압선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에 장시간 노출되면 소아백혈병 발병 가능성이 두 배 증가한다는 영국 국립방사능방호위원회의 최근 발표 등 송전탑은 그동안 건강 유해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송전탑의 피해가 직접적으로 미칠 수 있는 500m 반경 안에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아파트 2천세대와 관공서들이 밀집돼 있어 초ㆍ중ㆍ고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게다가 철탑 바로 밑에까지 어린이놀이터와 어린이집 등 각종 유아시설이 들어서 있어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져만 가는 상황.

또 워낙 대형 철탑이라 도시미관 훼손뿐 아니라 지가 하락으로 인한 재산 피해, 고도제한으로 인한 개발행위 제한 등도 주민들의 불안을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다.

모전동 주민들은 “2006년부터 주민들이 송전탑 이전을 한전과 문경시에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아무 반응도 없을뿐더러 고압전류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좋지 않게 될까봐 늘 걱정”이라며 “도시미관을 해치는 만큼 2015년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열리기 전에는 이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전측이 밝힌 송전탑 1개당 이전비용은 3억여원으로 총 4개 송전탑을 이전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12억원 정도다.

그러나 한전과 문경시는 올해 시가지 정비차원으로 총사업비 220억원을 들여 모전동~흥덕동 2.6km구간의 전주를 지중화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이 곳 송전탑 이전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박정호 한국전력공사 문경지사장은 “주민건강과 2015세계군인체육대회를 앞두고 시가지 정비 차원에서라도 이전이 시급하다는 주민 주장은 공감하지만 내부 예산문제 때문에 현재로선 이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신승식기자 shin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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