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동 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영원한 사랑에의 갈망을 차분하고 잔잔한 목소리로 피력하고 있다. 상대방이 나의 사랑을, 나의 마음을 비록 알아주질 못한다 해도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라고 고백하는 시적 자아의 사랑은 참으로 지고지순한 사랑이 아닐 수 없다. 사랑의 불변성, 사랑의 영원성에 대해 생각게 해주는 울림이 큰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