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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3-02-07 00:08 게재일 2013-02-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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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양 희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어둠 속을 더 잘 보려고 눈을 감는다

눈은 얼마나 많이 보아버렸는가

사는 것에 대해 말하려다 눈을 감는다

사람인 것에 대하여 말하려다가 눈을 감는다

눈은 얼마나 많이 잘못 보아버렸는가

우리는 우리의 눈과 귀 같은 감각기관을 깊이 신뢰하고 의지하는 습관에 들어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사실이지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이 다 진실이고 진리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의 감각을 깊이 신뢰하고 있다. 이 시는 감감을 통해 느끼고 판단되는 것을 너무 자기중심적이고 무책임한 해석과 언어행위를 해 버리는 우리의 이러한 습관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가를 지적하는 반성적 성찰이 깔린 작품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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