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진 하
허공으로 뻗어가는
잎사귀마다 빛나는
길눈을 보라
나무는 길을 잃지 않는다. 나무는 길을 가지만 길을 잃지 않는다는 말은 어렵게 들릴지 모르나 분명 나무도 길을 가고 있다. 물을 마시며 음식을 섭취하면서 길을 간다. 아주 정직하게 생명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물이 풍부한 시냇가를 부러워하지 않으며 먹을 것이 풍부한 산자락이나 서 있기 편한 평평한 평지를 탐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여건을 만족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 갈 뿐이다.
잎사귀마다 푸르게 빛나는 저 나무들의 길눈을 보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