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해 리
보고 싶은 것도 죄될까
말없이 다가갔다가
소리 없이 돌아간다
많고 많은 당신을 보아 왔지만
진정 보고 싶은 당신은 보지 못하고
이 대지 저 하늘 기웃거린 만큼
젖고 젖어서
목마른 몸만 끌고 돌아간다
보고 싶어서 내리는 비가 보슬비일까. 시인은 내리는 보슬비를 바라보며 말없이 다가왔다가 소리 없이 돌아가 버린 사랑을 떠올리고 있다. 수많은 인연들 속에서 살아가지만 진정으로 보고 싶은 사랑은 어쩌면 저 내리는 보슬비처럼 가뭇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더 아쉽고 그립고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