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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前 대통령 생가 불

김영태기자
등록일 2012-12-14 00:01 게재일 2012-12-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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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마루 4곳·안방, 작은방 문 일부 그을려… 현장에 ` 비난` 메모
▲ 지난 12일 오전 4시7분께 대구 동구 신용동 용진마을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에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나 목조 마로 4곳과 안방, 작은방 문 일부에 약간 그을린 흔적만 남기고 꺼졌다.
대구 동구 신용동 용진마을에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에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13일 오전 10시30분께 대구 동구청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생가에서 누군가 불을 지른 흔적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생가 주변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하고 화재 현장 감식작업 등 수사에 돌입했다.

이날 화재로 노 전 대통령 생가 내부의 목조 마루 4곳과 안방·작은방 문 일부에 약간 그을린 흔적만 남기고 꺼졌다.

구청이 설치한 CCTV 분석 결과 키 170~175cm, 호리한 체격의 50~60대 남자 1명이 지난 12일 오전 4시7분께 노 전 대통령의 생가에 들어가는 장면과 곧이어 화염이 치솟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누군가가 생가 관리인이 밤사이 자리를 비우는 점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경위와 피해 내역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화재 현장에는 `노태우를 단죄하며`라는 제목에 `정의실천행동당` 명의로 작성된 A4 용지 2장의 편지형태 메모도 발견됐다.

메모에는 “대통령직을 이용해서 부정축재를 한 노 전 대통령과 같은 이가 태어나지 않기 바라면서 생가에 불을 지른다”는 내용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비자금을 조성하고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그 돈으로 동생과 조카, 사돈에게 관리하게 한 뒤 이제사 돈을 돌려 달라고 소송을 벌였다”며 “옛적에는 역적의 집은 땅을 파 묻고 마당에는 연못을 만들어 다시는 역적이나 도둑이 태어나지 않게 했다”며 자신의 방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과 대통령 선거를 4년 연임제로 바꿀 것, 현 정부가 임기 내에 사형선고를 받은 성폭행 살인범들에 대해 형을 집행할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편, 불이 난 생가는 부지 466㎡, 건물면적 66.45㎡의 1층짜리 목조건물 3개동으로 구성돼 있고 노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고교시절까지 살았으며 노 전 대통령의 일가와 종친은 지난 2009년 이 건물을 보수하고 나서 생가 옆에 관리동을 신축한 후 이듬해 생가와 함께 대구시에 기부 체납했다.

현재는 동구청이 대구시의 예산을 지원받아 생가를 관리하고 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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