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호 선원 4명 619일만에 `가족 품으로`
전날 케냐 나이로비 조모케냐타국제공항(JKIA)을 떠나 귀국한 이들은 다소 수척해 보였지만 오랜만에 고국 땅을 밟아 들뜬 모습이었다.
선장 박현열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저희들이 무사히 구출될 수 있도록 염려해준 국민과, 석방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고생한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씨는 “악천후로 인해 구조선이 돌아갈 때 얼마나 절박했으면 바다로 뛰어들었겠나”라며 “그때 태극마크가 달린 헬기를 보는 순간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헬기에서 내려온 구명줄이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같았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이들은 건강검진 결과 체중이 10㎏ 정도씩 줄었지만 건강 상태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해사 이건일씨는 “여기까지 온 게 정말 꿈만 같다”며 “가슴 졸이며 2년 가까이 기다려온 가족들을 안아주고 싶고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무엇이 제일 먹고 싶냐고 묻자 “김치와 된장찌개가 제일 먹고 싶고 삼겹살도 먹고 싶다. 아무 것이나 다 먹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기관장 김형언씨는 “(이런 일을) 또다시 겪고 싶지 않다”면서도 “만의 하나 이런 일이 발생할 때 본국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고 구출해내겠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면 희망을 가지고 버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선원들은 이날 오전 6시30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가 가족들과 재회했다. 이들은 작년 4월30일 케냐 해역을 지나던 중 몸바사항 동남쪽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돼 582일간 감금된 채 비참한 생활을 견디다 지난 1일 석방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