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서… 5명 구속·8명 입건<br>30대 공범 추적 중
땅굴을 파고 송유관에 접근해 기름을 훔쳐온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희대의 사건이 벌어졌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송유관이 매설된 인근 지역의 주유소를 사들여 지하로 땅굴을 파서 송유관에 구멍을 뚫은 후 기름을 훔쳐온 혐의(특수절도)로 13명을 붙잡아 A씨(34) 등 5명을 구속하고, 8명은 불구속입건했다.
서울, 경기 등지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주유업자 B씨(45·불구속)는 송유관에서 훔친 유류를 시중 거래가격 보다 훨씬 싸게 구입(리터당 150~200원), 장물취득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김천시 아포읍의 한 주유소에서 송유관까지 50m의 지하땅굴을 파고들어가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총 400만ℓ 73억원어치의 기름을 훔친혐의를 받고있다.
앞서 이들은 송유관에 접근하기 위해 모 주유소를 14억원에 매입한 후 주변을 펜스로 둘러쳐 내부상황을 볼수없도록 하고 땅굴시공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훔친 기름을 서울, 경기 등지의 주유소로 일부 판매해오다, 기존 매입한 주유소의 저장탱크로는 훔친 주유량을 감당할 수 없자 이곳에서 약 20km 떨어진 또다른 주유소를 보증금 5천만원, 월 500만원에 임차하는 등 기업형 절도를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사전에 땅굴을 파고 송유관을 뚫어 유류를 훔치는 전 과정을 총괄하는 현장총책, 유류의 종류를 감별하여 분류·저장하는 역할, 운반 등 각 역할을 분담해 전문적이고 조직적인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류 전문 절도범들의 배후 역할을 하고 달아난 C(37)씨 등을 공범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으며, 유류를 비정상적으로 싸게 구입한 주유업자들을 추가적으로 확인, 장물취득 혐의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