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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 땅굴 파고 기름 73억 훔쳐

이창훈기자
등록일 2012-12-05 22:19 게재일 2012-12-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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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서… 5명 구속·8명 입건<br>30대 공범 추적 중
▲ 땅굴굴착방향과 송유관을 뚫어 연결한 파이프 모습.

땅굴을 파고 송유관에 접근해 기름을 훔쳐온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희대의 사건이 벌어졌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송유관이 매설된 인근 지역의 주유소를 사들여 지하로 땅굴을 파서 송유관에 구멍을 뚫은 후 기름을 훔쳐온 혐의(특수절도)로 13명을 붙잡아 A씨(34) 등 5명을 구속하고, 8명은 불구속입건했다.

서울, 경기 등지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주유업자 B씨(45·불구속)는 송유관에서 훔친 유류를 시중 거래가격 보다 훨씬 싸게 구입(리터당 150~200원), 장물취득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김천시 아포읍의 한 주유소에서 송유관까지 50m의 지하땅굴을 파고들어가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총 400만ℓ 73억원어치의 기름을 훔친혐의를 받고있다.

앞서 이들은 송유관에 접근하기 위해 모 주유소를 14억원에 매입한 후 주변을 펜스로 둘러쳐 내부상황을 볼수없도록 하고 땅굴시공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훔친 기름을 서울, 경기 등지의 주유소로 일부 판매해오다, 기존 매입한 주유소의 저장탱크로는 훔친 주유량을 감당할 수 없자 이곳에서 약 20km 떨어진 또다른 주유소를 보증금 5천만원, 월 500만원에 임차하는 등 기업형 절도를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사전에 땅굴을 파고 송유관을 뚫어 유류를 훔치는 전 과정을 총괄하는 현장총책, 유류의 종류를 감별하여 분류·저장하는 역할, 운반 등 각 역할을 분담해 전문적이고 조직적인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류 전문 절도범들의 배후 역할을 하고 달아난 C(37)씨 등을 공범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으며, 유류를 비정상적으로 싸게 구입한 주유업자들을 추가적으로 확인, 장물취득 혐의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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