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남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오후 8시15분께 포항시 남구 대도동의 한 빌라에서 숨진 지 3개월 가량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남녀 3명을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숨진 사람들 중 한모(31)씨의 친척 임모(32)씨로부터 “수개월째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한씨의 집에 찾아가 한씨와 구모(31·여)씨, 전모(25)씨가 나란히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을 발견했을 당시 시신 주변에 수면제가 널부러져 있었고,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화로에 연탄 여러장이 있는 점으로 미뤄 이들이 수면제를 먹고 연탄불을 피워 함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벽면에 붙어있던 유서에는 지난 9월8일 작성했다는 사실과 함께 자신들이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사이이며 사는 것이 힘들어 함께 죽기로 결심했다는 내용이 적혀있어 정확한 사망시기와 동기를 추정케 했다.
경찰 조사결과 포항 출신인 한씨는 서울과 강원도 영월에 각각 거주하던 구씨, 전씨와 함께 지난 8월말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강원도 등지로 함께 여행을 떠나 차안에서 2차례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뒤 포항에 있는 한씨의 집으로 돌아와 마지막을 함께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부분원에 부검 의뢰하고, 이들의 유가족과 주변인들을 상대로 자살동기 등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