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병 일
참 밉단 말이야
내 몰래 와선
뭔가를 훔쳐가는 듯한
얄미운 놈 같아서 말이야
방금도 머리칼에 흰 페인트를
몰래 칠하다 쏜살같이
또 달아나버리는….
걸음걸이도 아주 빠른
저기 저 놈 말이야.
쏜살같다고 했던가, 세월의 흐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시인은 그 빠른 세월의 흐름을 온 몸으로 느끼고 허망함을 절감하고 있다. 붙잡아 두고싶지만 잡아둘 수 없는 시간들, 푸르른 청춘의 시간들이 어제 같았는데 어느새 희끗한 머리카락이 덮여오는 세월을 어찌할거나. 핑 핑 스쳐지나가 버리는 세월이라는 화살을 다시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