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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등록일 2012-11-15 20:55 게재일 2012-11-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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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국
옅은 해거름

바람도 잠이 드는 호숫가

마음 한 자락 붙들어 메고

안개꽃 서린 언덕을 오르노라면

어느새 산 그림자 다가와

야윈 눈동자 들여다 본다

사랑하는 사람 갖지 말라던

애타는 마음 헤아리기나 하듯

그러나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가슴에 담아둔 서러움이

불타 오르기도 전에

이상도 해라

깃들 자리 찾는 산새

놀라 달아나네

해거름 노을이 퍼지면 귀소(歸巢)하는 새떼를 본다. 그리운 곳으로 고개도 마음도 돌려지는 것이 본능이지만, 가슴에 사랑을 담은 사람은 그 절절한 그리움 때문에 애타기도 하고 가슴 졸인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한 일인가. 사랑은 가슴 깊은 곳에서 치고 오르는 어떤 서러움 같은 것이 목 매이게 하기도 하고, 불면에 들게하기도 한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거룩한 본능이 아닐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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