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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를 버리고 나서도

등록일 2012-11-12 20:23 게재일 2012-11-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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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정 국
당신은 나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캄캄하게 눈이 먼 나를 벌판에 내던져놓고

천지간의 눈보라로 퍼붓는 당신,

내 몸이 하얗게 얼어붙을 때

당신이 밟고 다닌 길도

지렁이처럼 토막나는 걸 보았습니다

나는 제 탯줄을 먹는 짐승처럼 밤새 그걸 삼켰습니다

당신은 나를 버리고 나서도

끝끝내 나를 버려두지 않습니다

인연의 질긴 끈은 살아서든 죽어서든, 아니 다시 태어나서든 결코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비록 어떤 연유로 헤어지든, 죽음으로 이별하든 한 번 맺은 사랑의 인연은 시인의 말처럼 끝끝내 나를 버려두지 않는 것이다. 사랑, 인연의 질긴 힘 때문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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