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서 만난 남성과 혼전임신… “키울 자신 없어 버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영아가 입고 있던 옷과 젖병, 젖꼭지 등의 바코드를 통해 대구 전역의 유아용품 판매점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고 대학생인 김모(18)양의 신용카드 결제 내역을 확인한 후 5일 김양을 영야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양은 자신의 아이를 버릴 당시 포대기에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않는다. 잘 키워달라”는 내용을 적은 쪽지를 넣어 놓고 태어난지 9시간 밖에 되지 않은 자신의 아이를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양은 지난 22일 오전 9시30분께 달서구 자신의 집에서 혼자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 대학생 신분으로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자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했던 중구 삼덕동의 한 보육시설에 맡기려 했다.
하지만 인터넷에 올려져 있던 보육시설은 이미 수년전에 이전을 했기 때문에 김양은 몇 시간을 중구 삼덕동을 배회했으나 찾지 못하자 산후조리를 하지 못해 힘이 부치면서 인근 주택 대문앞에 자신의 아기를 유기하게 된 것.
김양이 임신을 하게 된 것은 지난 2월 고교졸업전 친구들과 함께 찾았던 대구의 한 클럽에서 만난 이름모를 남성과 이른바 `원 나잇 스탠드`를 했던 것이 임신으로 이어졌고 이같은 비극을 낳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양은 임신 5개월이 지난 6월께 친구들과 수영장에 가기 위해 수영복을 입다가 전과 다르게 불룩해진 자신의 배를 보고서야 클럽에서 일을 상기하고 확인하게 된 것.
출산날짜가 겨울방학쯤으로 예상되자 김양은 부모들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맞벌이로 매일 저녁 늦게 들어오는 부모들은 김양의 임신과 출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5일 김양이 입건된 후에야 이같은 사실을 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양이 낳은 아기는 대구 한 보육시설에 맡겨진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김양이 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닐 정도로 착실한 학생”이라며 “ 조사 받는 내내 아기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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