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종업원 A씨(당시 27세)는 평소처럼 커피 배달에 나섰다. 그런데 A씨가 모텔 방으로 들어서자 손님은 수상한 태도를 보였다. 불안하고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인상이 가득했다. 아니나 다를까, 손님 최모(당시 23세)씨는 A씨에게 흉기를 들이밀며 “순순히 따르면 죽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A씨는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었고, 커피를 팔고 벌었던 현금 20만원을 그자리에서 빼앗겼다.
첫 범행 후 최씨는 더욱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장소를 옮겨가면서 포항지역 일대의 다방종업원들을 상대로 강도짓을 일삼았다. 2007년 7월2일 남구 해도동의 한 사무실에서 최씨의 쪽 지문이 발견됐지만 당시 기술로는 완전한 지문이 아닌 이상 누구의 것인지 식별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그는 경찰의 수사망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2004년 5월부터 2009년 9월까지 다방종업원들을 상대로 8차례에 걸쳐 330만원의 금품을 강제로 빼앗았다.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사건은 신형 지문감식기의 개발로 해결됐다. 포항남부경찰서는 지난 16일 최씨의 쪽지문을 올해 새로 지문감식기를 도입한 경찰청 과학수사팀에 의뢰, 최씨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포항의 한 철강업체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고 있던 최씨를 붙잡아 지난 18일 구속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경찰의 최신 수사기법이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을 해결했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기법을 활용해 남아 있는 미제 사건들을 해결키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