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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슬픔

등록일 2012-10-17 21:10 게재일 2012-10-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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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양
신호에 걸려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우두두두두 앞 유리에

은행잎들 쏟아지더니

신호도 아직

바뀌지 않았는데

날더러 어쩌라는 건지

어디로 가서 견뎌야 할

노란 슬픔이 따로 있는지

바람은 또 어디로

우수수수수

은행잎들을 쓸어갑니다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이라는 단편소설을 연상케하는 작품이다. 자기 정체성에 대한 깊은 회의가 묻어나는 이 시는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건지에 대한 자기회의에 깊이 빠진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인들의 상당수가 이런 목적성의 상실, 삶의 방향 상실 등으로 휘청거리고 흔들리며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오늘 아침 우리 자신을 한 번 조용히 들여다 볼 일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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