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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뜯으면서

등록일 2012-10-15 20:36 게재일 2012-10-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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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태
남포동 선창가에

돌고래 쇼는 없지만

귀신고래들이 가끔 나타난다

난전에 앉아

괭이갈매기들,

유연한 선회를 보면서

어느 부위에 붙어 있던 것인지도 모른 체

고래의 살점을 뜯고 잔을 비운다

젓갈에 묻은 고래는

우리에게 어떤 저항도 없다

오늘 바다는 고래를 담았다가

비운 접시처럼 허전하다

죽도시장 어물전 가장자리에 고래 고기 파는 곳이 있다. 해체되어 조각난 고래의 흔적들을 보는 마음은 안타깝다. 고래 고기 그 특유의 맛이 많은 매니어들을 만들어 고래가 남획되고 결국 그 개체 수가 줄고 멸종 위기에 몰린 적이 있다. 그동안 인류의 약속으로 포경이 금지되었다. 이제 우리 곁으로 바다의 순덕이 고래가 돌아오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고 기쁜 일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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